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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에프앤씨는 지금]활로 찾아 진출한 이커머스·OEM, 전력투구로 '승부수'②골프웨어 일변도 카테고리도 확장,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내년 출격’

김규희 기자공개 2023-11-22 07:14:06

[편집자주]

크리스에프앤씨는 국내 골프웨어 명가로 꼽힌다. 핑, 팬텀, 파리게이츠, 세인트앤드류스 등 매스티지(대중명품)부터 최고급에 이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승승장구해왔지만 최근 골프인기 급감으로 고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스에프앤씨도 위기를 직감한듯 골프장, 이커머스 진출에 이어 아웃도어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벨은 크리스에프앤씨가 직면한 현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성장 정체기에 빠지자 사업다각화를 본격화했다.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 유통 채널이 오프라인에 국한되어 있다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의류 OEM 업체를 품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의류 카테고리 확장에도 속도를 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 하이드로겐(Hydrogen)을 인수해 골프웨어 일변도였던 카테고리를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1위 아웃도어 브랜드 마무트(MAMMUT)의 국내 독점사업권도 확보해 토털스포츠웨어 기업으로의 도약 준비를 마쳤다.

◇ 골프웨어 ‘주춤’하자 사업다각화 ‘속도’, 이커머스·OEM·골프장까지

골프웨어 명가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사업다각화에 고삐를 좼다. 먼저 백화점과 아울렛, 대리점 등 오프라인에 국한되어 있던 유통채널을 온라인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환·교환사채를 대비해 예치해 뒀던 자사주를 처분하는 등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형태 변화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2021년 20·30대 사이에서 ‘골프붐’이 일어난 덕분에 골프산업은 활황을 맞이했다. 신규 진입자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골프웨어 시장도 덩달아 호황이었다.

다만 소비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동안 의류 판매는 오프라인 채널이 중심이 되어왔지만 전염병에 대한 우려 탓에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크리스에프앤씨도 유통채널 확장을 위해 자사 브랜드몰을 오픈했다.


크리스에프앤씨가 생각하고 있는 그림은 온라인 종합 패션몰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자사 온라인쇼핑몰 ‘크리스몰’을 운영하는 온라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했다. 분할존속회사인 크리스에프앤씨는 의류 제조와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분할신설회사 ‘버킷스토어’는 온라인 유통업에 집중하도록 했다.

‘크리스몰’의 강점은 고객들이 한 곳에서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유명 경쟁 골프 브랜드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핑(PING), 파리게이츠(PEARLY GATES), 세인트앤드류스(ST.ANDREWS) 등 외에도 약 5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카테고리도 골프웨어에서 패션, 아웃도어 등으로 넓혔다.

온라인사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2019년 200억원 규모였던 거래액은 지난해 51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으로 520억원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올 연말에는 6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만명인 크리스몰 회원수를 내년까지 100만명으로 늘리고 입점사를 200개사로 확대해 연매출 1000억원의 종합패션몰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프라인 채널과의 이해상충 등으로 크리스에프앤씨 매출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 자사 브랜드 제품 판매액이 포함된 ‘크리스몰’의 거래액은 매년 빠르게 증가했지만 크리스에프앤씨 연결기준 매출액은 되레 감소했기 때문이다.

온라인몰 성장으로 온·오프 전 부문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프라인 고객이 일부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결과만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쉽긴 하지만 입점 경쟁 브랜드 거래액이 빠르게 늘어난 점은 향후 종합패션몰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생산기반 확보를 위해 스포츠웨어·니트 의류 OEM 업체 국동을 340억원에 인수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앞서 코로나19 기간 의류 생산 외주를 맡겼던 베트남 공장 셧다운으로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유통채널 납품 기일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국동이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 멕시코 공장을 품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동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0.4% 감소한 172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86억원에서 마이너스(-) 9억원으로 뚝 떨어져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3억원에서 -3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인수 직후 국동의 종속회사로 있던 바이오밸류를 매각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판관비 절감 등 노력도 펼쳤지만 미국 의류 시장 침체 및 원부자잿값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골프장사업에도 발을 뻗쳤다. 앞서 크리스에프앤씨는 에스씨인베스트 지분 60%를 확보해 골프장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부터 시작한 부지 확보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전망인 만큼 연내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완공해 2026년부터 KLPGA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하이드로겐·마무트 내년 출격, '토털스포츠웨어' 기업으로

크리스에프앤씨는 브랜드 카테고리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골프 광풍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골프 인기 하락으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골프산업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기존 골프웨어 라인 외에 스포츠, 아웃도어 등 카테고리 확대를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5월 200억원을 들여 이탈리아 브랜드 하이드로겐(Hydrogen)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하이드로겐은 이탈리아 테니스 선수 출신의 디자이너 알베르토 브레씨가 만든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글로벌 아웃도어 패션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과거 하이드로겐을 국내로 병행수입 해 판매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 하이드로겐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33억원에서 올 3분기 54억원으로 63.6% 증가했다. 골프웨어에서 카테고리 확장을 고민하던 시기에 매물로 나온 하이드로겐을 품어 브랜드 다각화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1위 아웃도어 브랜드 마무트(MAMMUT)의 국내 독점사업권도 확보했다. 마무트는 유럽은 물론 40여개 나라에서 신발 등 아웃도어 용품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크리스에프앤씨는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와 하이드로겐, 마무트 브랜드를 활용해 토털스포츠웨어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골프 패션시장에서 쌓아온 생산 및 유통, 디자인 노하우를 아웃도어에 녹여 아웃도어시장에 조기에 안착할 방침이다.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국내외 의류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골프웨어와 아웃도어 브랜드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골프웨어 성공스토리에 이어 하이드로겐, 마무트 등 유럽 유명 브랜드들을 앞세워 수년 내 매출 1조원대의 토털스포츠웨어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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