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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이복현 원장에 '시금고 과당경쟁' 하소연한 까닭 시중은행 공세에 '정체성·기반' 흔들…금감원, 지자체와 협의체 구성으로 화답

최필우 기자공개 2024-03-20 12:53:2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방금융 회장·은행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지역 구성원과의 상생과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지방금융 CEO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시금고 과당경쟁에 대해 하소연해 관심이 모인다.

영업 권역의 시금고나 기관과의 거래는 전통적으로 각 지방은행의 몫이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이 지방 소재 시금고와 기관에 공세적으로 영업력을 투입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시금고를 유치나 기관 주거래은행 선정으로 올리는 수익은 크지 않으나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갖는 정체성과 영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조선대' 뺏긴 광주·'울산시금고' 고전 경남…올해는 부산 차례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지방지주 회장·은행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원장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과 각 금융지주 산하 은행장들이 간담회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이 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 실천을 다시 한번 당부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지방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을 고려해 내부통제 강화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지방금융 3사 전경

현안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된 뒤 지방금융의 건의사항을 듣고 금감원이 지원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지방금융 CEO들은 이 원장에게 지방 시금고와 기관 주거래은행 지위를 놓고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 시금고와 기관 자금 쟁탈전이 심화된 건 시중은행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영업을 확장하면서다. 지방 광역시에서 주요 고객을 확보하고 해당 지역의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지방 지자체와 기관의 지방은행에 대한 불만 누적이 맞물리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몇몇 지자체는 지방은행의 지역 기여가 충분치 않다고 강조하면서 시중은행과 경쟁해 주거래은행을 선발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해 7월 광주은행이 광주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교 중 한곳인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자리를 신한은행에 뺏기면서 지방금융의 우려는 현실화됐다. 같은해 9월 있었던 울산시금고 쟁탈전에서는 경남은행이 KB국민은행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내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올해는 부산은행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 직면한다. 부산시금고는 올해 7월 시금고를 재선정할 예정인데 1금고 자리를 놓고 부산은행과 하나은행이 격돌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곳으로 지방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부산은행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지자체·지방은행 협의체 구성, 과당경쟁 방지"

지방금융 CEO들은 지자체와 지역 대표 기관이 금고를 선정할 때 은행의 지역 재투자 평가 결과를 적극 반영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자체와 기관이 지방은행의 지역 기여가 미흡하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지역 재투자 실적을 놓고 보면 시중은행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지자체와 지방은행이 협의체를 구성해 시도금고 선정 시 과당 경쟁을 방지하도록 하게다고 화답했다. 지방은행이 지역 상생을 바탕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시도금고 선정 과정에서 지자체가 지방은행의 기여 부족을 강조하며 시중은행과 경쟁을 붙이곤 하는데 지역재투자 실적만 놓고 보면 지방은행이 한참 우위"라며 "공정한 경쟁은 필요하겠지만 강도가 지나치면 몸집이 작은 지방은행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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