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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이정애 체제 1년 점검]북미·일본 공략 가속화, 해외 실적 변동성 낮춘다②지난해 북미 시장 중국 대안 급부상, 지역 다변화 적극 추진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6 07:08:30

[편집자주]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정애호(號)가 출항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 등을 추진했지만 중국 부진 여파 영향으로 수익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이정애 대표의 부임 첫 해인 2023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반등을 위한 넥스트(Next)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이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적 변동성 낮추기 작업에 돌입했다. 해외 매출 중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매출이 축소되면서 전체 실적이 타격을 받자 전략적으로 북미와 일본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정애 대표 체제 1년간 북미 지역 매출 비중이 소폭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비중 낮추기가 '탈중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북미와 일본의 존재감을 키우고 중국에서는 '더후' 리브랜딩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을 동시에 추진한다. 해외 사업 전략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 중국의 매출 기반에 북미와 일본의 성과를 쌓는 일종의 '트리플 트랙' 구축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 35%까지 하락, 북미 성장세 주목

LG생활건강의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이다. 지난해 연결 실적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은 4조7398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69.65%를 차지한다. 해외 매출 비중은 30.34%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해외 매출 비중이 31.15%를 기록했지만 소폭 하향됐다.

한국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지역은 중국이다. 지난해 7240억9800만원의 매출을 내며 전체 매출의 10.64%를 기록했다. 2조650억원 규모의 해외 매출로만 따지면 35%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는 12.63%, 해외 매출 중에서는 40%를 차지했지만 중국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경기 침체,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 등에 따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중국 실적 악화에 따라 전체 실적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지만 북미 지역이 선방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북미 지역은 지난해 6413억2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에서 9.42%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 상승했다. 해외 매출 비중으로만 따지면 31%로 중국과 격차를 좁혔다. 2022년 전체 8.04%, 해외 매출 기준 25.8%를 차지한 것 대비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기간 중국 봉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며 비중국 지역 공략에 나섰다. 북미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사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섰다. 2019년 뉴에이본,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2022년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 등을 인수했다.

M&A를 통해 확보한 브랜드뿐 아니라 자사의 럭셔리 화장품과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2015년 미국 세포라의 요청으로 빌리프 미국 진출이 진행된 상태였다. 미국 뷰티 시장에서 빌리프가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조용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었다. 미주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문혜영 부사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조직 개편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했고 지난해부터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의 사업은 크게 뷰티(화장품)·HBD(생활용품)·음료(Refreshment)로 나뉜다. 이중 뷰티 사업이 주력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지난해 41%까지 내려왔지만 한때 60% 이상을 차지했다. 해외 매출을 살펴보면 대략 60% 이상이 뷰티 사업에서 발생한다.

뷰티 사업이 중요한 것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영업이익에서 뷰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7%대 수준이었다. 지난해 30%까지 떨어졌다. 뷰티 사업 실적 악화가 LG생활건강의 2년 연속 역성장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뷰티 사업 성과는 중국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들면서 뷰티 사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있다. 뷰티 사업은 활발한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에 따라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이익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해외 지역에서 뷰티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 필수다. LG생활건강의 올해 해외 전략을 살펴보면 뷰티 사업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짜고 수행하는 모습이다.

◇북미 'BPC'·일본 '색조'·중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

북미 지역에서는 BPC(Beauty & Personal Care)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계획을 세웠다. MZ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기존 인기 브랜드인 빌리프와 더페이스샵뿐 아니라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마케팅도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을 필두로 월마트, 세포라 등 리테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더에이본 컴퍼니의 사업 무게 추를 디지털로 옮기며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M&A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 주춤하긴 했지만 아시아 최대 뷰티 시장인 일본 시장 진출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VDL, 글린트, 프레시안 등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뷰티 시장에서 인지도 높은 색조 브랜드 '힌스' 모회사인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브랜드도 확보한 상태다.

중국 시장도 경영 효율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을 가동해 회복을 노린다. 중국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고 디지털 채널 주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더후'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을 재개하며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성과도 가시화됐다. 광군제 기간 틱톡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 톱10에 더후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효능 가치와 감성, 경험 가치 를 확대해 럭셔리 브랜드로서 지위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K뷰티 빅2의 지위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립케어 시장 성장세에 주목해 기존에 없던 제품군인 '립세린'을 선보이고 전방위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친환경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 트렌드에 맞춰서 못난이 작물을 원료로 하는 컨셔스(Conscious) 뷰티 브랜드인 '어글리 러블리'를 론칭하는 등 신규 브랜드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중국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며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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