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더벨 경영전략 포럼]"美 경기둔화 움직임…핵심 변수는 실업률"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전년비 ±0.6%P 변화 따라 주식 매매"
정명섭 기자공개 2024-03-22 08:10:3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실제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 30년 평균치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 등 그간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국가들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다만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증가한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G20 국가의 가중평균 GDP 성장률은 3.0%로 지난 30년 장기평균치(2.9%)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동안 높은 성장률을 보여왔던 중국과 한국, 러시아, 남아공의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전 세계가 저성장 침체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G20 국가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와 각국의 재정지출 덕에 2020~2021년에 GDP 성장률이 크게 상승했다. 이후 2022년 한풀 꺾인 성장률은 2023년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반등했다. 실제로 미국은 낮은 실업률과 활발한 소비, 기업들의 생성형 AI 투자로 장기 평균 이상의 GDP 성장률(2%대 초중반)을 보였다.
김 수석은 "미국은 AI 혁신이 전체 산업으로 확산하는 과정에 있어 전형적인 혁신 주도 경제성장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 3·4분기에 AI 기업투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둔화하는 움직임은 있다. 지난해 3.4%였던 미국의 최저 실업률이 지난달 3.9%로 올랐다. 미국은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해 실업률이 미국 경제를 잘 나타내는 거시경제 변수다. 실업률은 현지 기업의 실적과 함께 미국 주가지수를 움직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 수석은 "미국 실업률이 최근 1년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초과 상승하면 3~6개월 후에 경기침체가 나타난 사례가 많아 앞으로 실업률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며 "실업률이 1년 최고치보다 0.6%포인트 이상 낮으면 주식을 사는 단순한 전략으로도 큰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각각 75bp(0.75%포인트), 50bp(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 모두 모두 가계대출의 부실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근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간담회 발언, 연준 이사들의 연설에서 '매파적(금리 인상)' 표현이 거의 사라졌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말 한국의 기준금리는 3.0%, 미국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는 4.50~4.75%가 된다.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은 6월과 9월이 거론된다. 이날 미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아직 글로벌 물가가 다시 상승할 위험이 있어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수석은 "한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악화가 2년째 이어지면서 극히 불안정한 상황이며 미국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악화로 중소 규모 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커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경기둔화가 완만하고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금리 인하는 한국과 미국 모두 완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선 "G20 경기선행지수에 따라 코스피가 오르고 내리는 패턴이 뚜렷하다"며 "현재 G20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째 오르고 있는데 평균 지속기간이 18개월이라 올 여름쯤 상승이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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