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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 조준 SK네트웍스, SK렌터카 매각 검토 이유 있다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 목표…재원 확보 선택지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29 08:07:2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0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 최근 SK네트웍스가 내세우는 미래 비전이다. AI 등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투자해 기존 사업의 혁신과 향후 성장 동력 발굴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만 해도 AI 기반 디바이스 개발기업 휴메인, 데이터 솔루션기업 엔코아, 반려동물 플랫폼기업 비엠스마일 등 다양한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넣었다.

반면 SK네트웍스 계열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SK렌터카에 대해서는 매각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실제로 이뤄질지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SK네트웍스는 27일 공시를 통해 "SK렌터카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외부자문사를 통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그 외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각 가능성을 살펴보는 단계라는 뜻이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매각 여부를 타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SK렌터카를 매각해 다른 쪽에 투자하는 편이 이득일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해석된다.

SK렌터카가 현재 모습으로 완성된 건 2019년 일이다. SK네트웍스는 2018년 9월 AJ렌터카 인수를 결정했고 이후 AJ렌터카와 기존 렌터카사업부문을 합쳐 통합 SK렌터카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 SK렌터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6.5%(SK네트웍스 합산)를 기록해 롯데렌탈(20.6%)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규모가 커진 만큼 벌어들이는 돈도 늘었을까. 일단 실적은 증가하는 추세다. SK렌터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12.5%, 28.3% 늘었다. 중고차 해외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월 단위 렌터카'와 'B2C 인증 중고차' 등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 성과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실제로 현금이 얼마나 유입되는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SK렌터카는 통합 법인 출범 후 한 번도 양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한 적이 없다.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됐다는 얘기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모두 더하면 마이너스(-) 5377억원에 이른다.

고객에게 대여할 차량에 지속해서 거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렌터카는 유형자산 중 대여사업차량을 2022년 1조404억원 규모, 지난해 9312억원 규모 취득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의 운전자본 조정이 발생해 현금흐름을 경색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업으로 현금이 들어오지 않으니 조달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SK렌터카는 2020년부터 매해 1000억원 중후반대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연히 부채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2021년 말 491.4%에서 지난해 말 573.6%로 뛰었다. 이처럼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과 최근 금리 상승이 맞물려 이자비용은 2021년 416억원에서 지난해 911억원으로 2배 넘게 불었다.

SK렌터카는 이처럼 음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속되고 차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SK네트웍스에 배당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결산배당(총액 68억원)을 처음 시행했고 지난해 결산배당도 같은 규모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가 최근 SK렌터카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배당 규모가 더 확대될 여지도 있다.

다만 SK네트웍스 쪽에서 보면 배당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신규 투자처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휴메인(291억원), 엔코아(965억원), 비엠스마일(280억원) 등 하나같이 수백억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단기간에 적극적인 투자를 시행한 만큼 보유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은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2022년 말 별도기준 7014억원에서 지난해 말 4340억원으로 줄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 기조를 확립한 이상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향후에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이사는 2월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더욱 확실하고 빠르게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네트웍스가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SK렌터카를 매각하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까닭이다.

물론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안고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SK렌터카가 사업 전략이나 업황에 따라 현금 부담을 완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렌터카의 배당 여력이 충분히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신용평가는 1월 SK렌터카에 대해 "렌탈업 특성을 고려할 때 영업 규모의 조절을 통해 재무부담을 일정 수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다이렉트 세일즈 비중 확대 및 수출 등 중고차 매각 채널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장기렌탈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 중고차 매매 시장의 중장기적 확대 기조 등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는 수익 기반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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