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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온 OCI 바이오]바이오 '의지'와 상반된 투심③한미 통합 추진 당시 주가 큰 폭 하락…M&A 불확실성 여전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11 07:24:33

[편집자주]

OCI는 1959년에 창업한 이래 화학에서 신재생 에너지, 소재 등으로 끊임 없이 변신을 시도하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개척하지 않은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OCI의 DNA다. 태양광 다음 먹거리는 제약·바이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으로 퀀텀점프를 노린 이우현 회장의 전략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제약·바이오는 여전히 미래 성장동력이다. 더벨은 '글로벌 빅파마'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OCI그룹의 현황과 사업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은 무산됐지만 제약·바이오 사업을 핵심 축으로 키우려는 OCI그룹의 의지는 여전히 높다. 근간에는 바이오 산업이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보는 이우현 회장의 확신이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제약·바이오 사업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하기 어려운 데다 신약개발에 막대한 현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사업 확장, 투자자들은 기대보다 우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 소식을 알린 이후 첫 영업일이었던 지난 1월 15일, OCI홀딩스 주가는 전일 대비 4.04% 떨어진 10만4600원이었다. OCI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 규모를 단번에 키울 수 있는 빅딜이었음에도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셈이다.

다음날인 16일 주가는 9만6800원으로 하락 폭(전일 대비 7.47%↓)이 더 커졌다. 17일에도 3.51% 하락한 9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힌 후 지주사들의 주가가 오르며 OCI홀딩스 주가도 1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통합 논의가 계속되면서 상승분을 다시 반납했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이 최종 무산된 지난달 28일 이후에는 되레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3% 오른 9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재 9만3000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통합 발표 이후 최저점인 9만1000원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주가 흐름만 보면 투심은 OCI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OCI그룹의 본업인 화학, 태양광과 제약·바이오가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이종사업이라는 점이 대표적인 우려다. OCI 측은 동남아 네트워크와 해외사업 노하우가 바이오 사업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OCI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신약개발 시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데 OCI그룹의 현금이 바이오에 쏠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은 앞서 한미약품 측과 통합을 마치면 신약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OCI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OCI홀딩스 측의 재무부담이 단기간에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하는 데 투입할 현금만 7703억원이었다. 당시 투자업계 일각에선 이 현금을 본업 강화나 주주환원에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외에도 'OCI=태양광 기업'으로 인식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바이오 사업 진출이 리스크일 수 있다. 실제로 신재생 에너지 종목에 투자하는 일부 펀드들은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는 OCI홀딩스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거나 비중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M&A 성공 여부 불확실성에 저평가 기조 계속될 듯

주가가 부진한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OCI그룹의 제약·바이오 확장 전략은 인수합병(M&A)인데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기투자한 부광약품 등의 부진한 성과는 M&A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한미약품 측과 통합이 결렬된 이후 발표한 리포트에서 "(OCI홀딩스의) 주가 회복을 위해선 통합 무산으로 발생한 여유 자금이 또 다른 바이오를 향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OCI홀딩스가 최근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 5%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하는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고 배당금을 주당 2500원에서 3300원으로 늘렸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OCI홀딩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8배(2023년 말 기준)로 동종업계 PER 평균(38.91배)과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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