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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식각 국산화' 브이엠, SK하이닉스 장비 납품 재개②110억 계약으로 신호탄, HBM 캐파 증대 수혜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11 13:32:56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이엠(구 에이피티씨)은 반도체 불황의 어두운 터널에서 나올 채비를 마쳤다. 주요 고객인 SK하이닉스가 투자 기지개를 켠 덕분이다. 지난해 사실상 신규 거래가 전무했다면 올해는 '재출발'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한정해서는 자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경기 이천 M16과 충북 청주 M15 시설투자에 집중할 예정으로 브이엠 장비도 적잖은 물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 램리서치·일 TEL 등과 맞대결, 토종 자존심 지킬까

이달 브이엠은 SK하이닉스와 11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매출의 약 42% 수준이다. 최신 D램과 HBM 라인 구축에 한창이 M16에 반입할 제품이다.

브이엠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인 식각 단계에 필요한 장비를 다룬다. 식각은 노광(포토) 공정이 끝난 뒤 회로 패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그동안 식각 분야는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외산업체들이 장악해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해당 협력사 설비를 쓴다. 이에 따라 내재화 요구가 나왔는데 식각 기술을 보유한 브이엠이 2010년대 들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향으로 12인치(300mm) 웨이퍼용 폴리 에처를 2016년부터 양산한 것이다.

폴리 에처는 실리콘 및 폴리실리콘을 깎는 역할을 한다. 2019년에는 메탈 에처까지 개발해 이듬해 공급 개시했다. 메탈 에처는 알루미늄, 텅스텐 등 금속 막질을 깎아낸다. 폴리 에처는 '레오', 메탈 에처는 '나르도'라는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현재 브이엠은 레오 NK I-C, 레오 WH, 나르도-M 등을 SK하이닉스에 제공 중이다. 차세대 폴리 에처인 '레오 WS'도 정식 판매를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라인업을 갖춰 브이엠의 연매출은 1000억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작년은 전례 없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2021년 매출 1781억원, 영업이익 540억원 △2022년 매출 1414억원, 영업이익 309억원 △2023년 매출 260억원, 영업손실 110억원 순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감산에 돌입하는 등 장비 구매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공급망에 속한 회사들은 극심한 수주난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규 계약이 브이엠에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는 M16에 10나노미터(nm)급 5세대(1b) D램의 월 2만장(웨이퍼 기준) 내외 증설을 계획 중이다. 브이엠으로부터 장비를 사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전히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재개한 건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 서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영향이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했고 이와 연동되는 HBM 주문도 대폭 늘어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 대비 선제적으로 HBM에 총력을 다하면서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SK하이닉스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브이엠의 올해와 내년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브이엠(구 에이피티씨)이 개발 중인 '옥사이드 에처'

◇'신상' 옥사이드 에처 사업화 추진, 해외 고객 발굴 모색

브이엠은 미래 준비도 이어가고 있다. 폴리 에처, 메탈 에처에 이은 '옥사이드 에처'가 주인공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미세화가 극에 달하면서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다. 식각도 마찬가지인데 정밀하게 절연막을 깎아 보다 깊은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옥사이드 에처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옥사이드 에처는 TEL이 한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식각 1위인 램리서치보다 우위에 있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브이엠은 아직 열리지 않은 옥사이드 에처 부문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다. 2023년 하반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2024년부터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목표대로 브이엠이 옥사이드 에처 생태계에 진입한다면 SK하이닉스 외 해외 고객과의 협업도 현실화할 수 있다. 최근 브이엠은 대표이사 및 사명을 변경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5년 합류해 회사를 키워온 최우형 대표는 기술 개발과 미국 영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규 선임된 임종필 대표는 친정인 SK하이닉스 등 국내 영업망 관리와 내부 단속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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