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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페리지 ‘3000억 밸류’ 예측…적자 개선 과제②상환전환우선주 평가 반영한 회계적 평가손실… 발사 서비스 상용화로 흑자전환 기대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23 07:45:08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페리지)는 약 3000억원대 밸류에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리지는 소형 발사체를 제조하고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체 궤도 수송 능력에 기반한 종합 우주개발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리지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신동윤 대표 지분은 23.58%다. 이외 LB인베스트먼트가 9.47%, 산업은행이 7.32%, 이노폴리스파트너스가 4.17%,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가 4.42% 지분을 가지며 주요주주로 자리한다.

페리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1509만원이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131억6126만원으로 2022년(-87억2470만원)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투자업계에서는 페리지에 대해 아직 적자기업이지만 부품 판매로 인한 수익이 지속되고 있고 발사체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를 거치며 매출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부품 사업 전개해 지난해부터 매출 발생…발사 서비스 상용화로 흑자전환 기대

페리지는 지난해 방산 우주 부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설립 후 처음으로 매출을 냈다. 지난해 매출 4억1509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사업군인 발사 서비스를 전개하기 전 단계에 있어 아직 본격적인 매출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 페리지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131억6126만원으로 2022년(-87억2470만원)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165억2156만원에서 208억5357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평가손실을 반영한 회계적 평가손실이라고 간주된다. 상환전환우선주 형태 투자는 국내외 대다수 스타트업이 적용하는 일반적인 투자 형태다. 상환전환우선주 평가 시 발행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부채 인식금액도 커지게 된다.

김수환 페리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제표상 적자로 표시된 것은 현금 유출입이 없는 적자인데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받았다보니 평가손실 개념으로 산출돼 적자가 커보인다”며 “주된 사업인 발사서비스 사업을 아직 전개하지 못함에 따라 방산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페리지는 우주항공·방산 부품 연구개발을 위해 에버켐텍,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예정된 준궤도 시험 발사, 블루웨일1 시험 발사는 페리지 매출뿐 아니라 상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페리지는 2년 전부터 상장을 준비해왔다. 다만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진행한 기술성평가에서 통과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평을 넘기 위해서는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A등급·BBB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기술은 호평을 받았지만 발사체 시험 발사 이력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확실성을 가진 우주항공 섹터에서 시험 발사 성공 여부는 주된 평가 항목으로 작용된다.

따라서 발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상반기 예정된 준궤도 발사 시험과 하반기 계획 중인 블루웨일1 시험 발사 성공은 페리지에게 매우 중요하다.

페리지의 기업가치는 투자시장에서 3000억원대로 점쳐진다. 컨텍이 지난해 상장할 당시 받은 예상 시가총액은 2921억~3238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민간 우주로켓 발사업체 이노스페이스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진다. 루미르는 3000억원대 중반 밸류에이션을 평가 받았다.

아직 발사 성공 여부가 나오지 않았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페리지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밸류에이션이 적정하다고 봤다. 한 VC 관계자는 “페리지는 상부체, 하부체, 엔진 등 완성체 전 단계를 위한 테스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제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고 볼 때 3000억원 기업가치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립 해부터 투자 이어져…‘우주 덕후’ 신동윤 대표 트랙레코드, FI 마음 사로잡아

페리지는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570억원을 투자 받았다. 시드 투자 시기는 2018년이었다. 당시 4곳의 기관에서 14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페리지가 법인으로 설립된 시기도 2018년이다. 보여 지는 사업성과는 없었지만 ‘우주 덕후’인 신동윤 대표의 트랙레코드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이노폴리스파트너스가 첫 투자자로 시동을 걸어 쎄트렉아이, 카이트창업가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액셀러레이터(AC)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2019년 5월 LB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스틱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70억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다. 같은 달 페리지는 국내최초로 민간 액체로켓 연소시험장을 카이스트와 구축했다. 시리즈A 라운드 역시 페리지의 사업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던 때다.

VC들은 당시 페리지가 국내 1호 발사체 기업이라는 점, 신 대표의 열정 등에 주목했다고 한다. 탁현철 스틱벤처스 상무는 “페리지는 우주 발사체 사업을 가진 최초의 국내 스타트업이다”라며 “대학생 창업이기도 하고 초기 투자였지만 신 대표가 어릴 때부터 로켓 관련 쪽으로 연구를 해온 덕후여서 그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듬해 2020년 12월 페리지는 LB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삼성벤처투자, 스틱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로부터 12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 시리즈B 참여 FI 중 절반 이상이 시리즈A에 이어 후속투자를 단행했다.

이 시기 페리지는 빠르게 기술력을 뽐내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2020년 메타엔진 연소시험을 성공시켰고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민간 액체로켓을 시험 발사했다. 회사는 또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2년 60억원 규모 B브릿지 투자를 유치했고 2023년에는 177억원 시리즈C, 120억원 규모 시리즈C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C 라운드부터는 우리은행,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다수의 금융사가 페리지 FI로 합류했다.
페리지 소형 우주발사체 블루웨일1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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