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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박셀바이오, '가보지 않은' NK 췌장암 임상 '숨고르기'본임상 IND 설계 아닌 '전임상 유효성 데이터' 보완 이슈

최은수 기자공개 2024-04-25 15:05:0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셀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 중 췌장암을 타깃하는 NK세포 프로그램에 대해 식약처가 후기 임상 시험계획을 반려했다. 안전성 데이터가 아닌 동물 대상 전임상을 진행한 데 따라 '유효성 데이터'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췌장암 영역이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NK세포를 포함한 재생치료 임상 가이드라인이 완비되지 않은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제 복합제에 NK' 더하는 모험, "전임상 보완" 반려

박셀바이오는 23일 늦은 오후 공시를 통해 진행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K세포와 폴피리녹스(mFOLFIRINOX) 병합치료 임상 2a상 신청을 식약처가 반려했다고 밝혔다. 폴피리녹스는 국내서 전이성 췌장암을 치료하기 위한 복합제 항암요법이다. △폴리닉산 △플루오로우라실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조합이다.


폴피리녹스 요법은 췌장암 표준 치료제 가운데 하나다. 올해로 출시 30년을 맞은 젬시타빈이 가장 활발하게 처방되지만 이보다 약 4개월 정도 생존기간(OS)을 늘려주는 것을 임상으로 입증했다.

박셀바이오가 제시한 해당 임상시험계획서는 별도 보완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엠폴피리녹스와 NK세포를 추가로 조합하는 프로토콜 즉 시험계획 및 설계 자체는 인허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박셀바이오는 식약처로부터 시험약 Vax-NK의 작용기전과 췌장암의 특성을 반영한 효력 시험과 용법·용량 검증이 미흡했다는 회신을 받았다. Vax-NK가 국내서도 생소한 '재생의료' 영역인 점에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췌장암의 치료요법이 4제 복합제로 구성된 점 역시 인허가에 숨은 허들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폴피리녹스는 앞서 젬시타빈보다 우월한 유효성을 입증했지만 총 4개의 약물을 복합해 투여하는만큼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다. 건강 상태가 좋은 환자에게만 투여를 권고한다.

◇진행성 간암 이을 차기 파이프라인, 적응증 확립에 만전

박셀바이오의 췌장암 임상 진입 도전은 꽤 오래 전 시작됐다. 2018년 췌장암세포가 간에 전이돼 응급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에 완전반응(CR)이 나타난 데서 길을 찾았다. Vax-NK는 안전성을 입증하는 1상 부문은 진행성 간암 임상을 거치며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2023년 약 20명 모집을 목표로 임상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박셀바이오의 이번 임상 반려는 난치암인 췌장암에서 새로운 옵션 발굴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로 보인다. 통상 진행성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발견이 늦다. 수술 가능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12.5%에 불과하며 췌장암에 특이적으로 작용해 허가받은 면역항암제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자연스럽게 아직 시장을 지배하는 항암제는 물론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앞서 엠폴피리녹스 요법 역시 가장 위험한 단계인 전이성 췌장암에선 근본 치료보단 여명기간 즉 생존 기간을 소폭 늘리는 수준으로만 작용한다.

더불어 절제가 가능하다 해도 수술 후 보조적 치료에서 어떤 약제를 사용해야 할지도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박셀바이오가 치료 옵션으로 꺼내든 세포 자연 살해 기전의 NK 요법 역시 임상·처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았다. 전 세계 췌장암 시장은 약 5조원 수준인데 성장율은 연평균 4%로 타 암종에 비해 낮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박셀바이오가 비록 이번 췌장암 임상시험계획을 반려받았지만 여전히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 이유다. 경쟁사의 성과도 답보상태에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도 GC셀의 이뮨셀엘씨, 삼성제약의 리아백스, CG인바이츠의 아이발티노스타트가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후기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는 나온 곳은 없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앞선 미흡 사유를 보강 후 식약처로부터 적응증을 확대한 해당 IND를 승인받을 수 있도록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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