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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변신, 브라이언을 지워라]권대열·조석영 사내이사 합류, 확장 대신 쇄신 선택④CA협의체 책임·준법경영 담당, '리스크관리' 방점

노윤주 기자공개 2024-05-07 07:43:10

[편집자주]

카카오가 인적쇄신을 단행하며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김범수 전 의장의 색깔 지우기다. 그간 카카오의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브라이언(김 의장 영문명)'이었다. 창업주 측근 중심으로 본사와 그룹사 경영진을 꾸려 '회전문 인사'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그 관례를 끊으려는 시도에 나선 상황이다. '비 브라이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다수 등용한 것이다. 그룹 위기 속 쇄신과 혁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새 얼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대적 이사회 개편을 마쳤다. 총 8인의 이사회 구성원 중 사내이사 두명과 사외이사 한명 등 총 세명을 새로운 얼굴로 채우면서 쇄신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사내이사진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책임경영통합사무팀장 세 명으로 꾸려졌다. 이로써 카카오 이사회에 소위 '브라이언계 인사'로 불리는 김범수 창업자의 측근은 아무도 남지 않게 됐다.

특히 올해는 사내이사진을 책임·준법 경영 관련 인사로 채웠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해결하고 내부 체질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직속 조직 늘리는 ESG위원회…상생·책임 키워드 강조

카카오 사측 이사진을 보면 사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작년에는 홍은택 전 대표, 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CIO) 가 사내이사로 침여했다. 정신아 대표는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 자격으로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었다. 대부분 투자 부문 경영진이었다. 그간의 성장 방정식대로 M&A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였다.

올해는 다르다. 권대열, 조석영 이사의 합류로 ESG와 준법경영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CA협의체에서 책임경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카카오의 대외적 상황을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권 이사는 CA협의체에서 ESG위원장과 책임경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1990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20년 넘는 기간동안 언론사에 몸담았다. 2018년 카카오로 이직하면서 커뮤니케이션실장, 기업디지털책임(CDR)랩장 등을 거쳤다.


권 이사 선임으로 CA협의체 구성이 재편되면서 카카오 대표이사가 협의체 ESG위원장을 겸하던 공식도 깨졌다. ESG의 영역이 환경, 사회공헌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 신뢰 구축까지 넓어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던 권 이사를 ESG 위원장으로 선임했다는 후문이다.

권 이사의 어깨는 그만큼 무겁다. 카카오는 소상공인 협력을 통해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에 CA협의체 ESG위원회 산하에 직속 조직을 연달아 신설하고 있다. 먼저 올해 2월 소상공인, 시민단체와 소통을 주도하는 상생협력팀을 신설했다.

지난달 말에는 ESG추진팀을 본사에서 이관해 왔다. 육심나 카카오 ESG총괄 부사장이 팀장을 맡았다. 육 팀장은 합병 전부터 다음에서 사회공헌팀장을 맡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카카오 ESG의 핵심 인물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ESG추진팀은 카카오가 추진하던 전반적인 ESG 사업을 이어가는 조직"이라며 "상생협력팀은 소상공인을 비롯 사회 여러 단체와 소통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의 잡음 없어야' 조석영 사내이사, 리스크 관리 책임

CA협의체 책임경영통합사무팀장을 겸하고 있는 조석영 사내이사의 역할도 막중하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제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활약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역임한 후 2021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입사 후에는 전사적위험관리(ERM) 실장,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 등을 거쳤다.


카카오는 조 이사의 사내이사 추천 근거로 오랜 수사 경험을 통해 기업 경영 및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았다는 점을 삼았다.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 방지하도록 조언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도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이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논란 등 카카오 전현직 경영진들이 사법리스크 중심에 서 있다. 배재현 전 투자총괄이 이사회에서 중도하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범수 창업자 이름도 검찰 수사 선상에 거론되고 있다. 조 이사는 더 이상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준법감시 체계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검찰을 향한 대외협력 활동을 그의 핵심 역할로 볼 수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사내이사 세 자리 중에서 두 자리를 책임·준법 경영 담당 임원으로 채웠다는 건 그만큼 대외적으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는 위기관리에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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