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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人사이드]"완구 1등 토이저러스, 가장 안전한 제품 공급 자부심"[롯데마트] 김경근 TRU(토이저러스)팀 팀장 "고객 경험 넓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4-05-10 07:30:24

[편집자주]

바이어(Buyer)는 유통업계의 꽃이라 불린다. 상품 기획력에 따라 유통가의 매출 지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 한파가 몰아치고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커머스가 불을 지핀 유통가의 '쩐의 전쟁'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바이어들을 더벨이 직접 만났다. 바이어의 입을 통해 각 사별 바잉 파워를 살펴보고 실무진의 시각으로 오프라인 강화 전략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7년 롯데쇼핑은 미국의 완구업체 '토이저러스'와 장기로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마트 구로점에 첫 매장을 낸 후 현재 4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토이저러스가 한국 시장 진출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 중 하나는 교육적이고 안전한 장난감 구매에 대한 욕구가 높은 점이었다.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발맞춰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고 이는 적중했다. 롯데마트의 토이저러스는 세계적인 완구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이 국내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에 따라 장난감 가격이 상승하며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커머스의 '초저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완구의 경우 필수재가 아닌 취미 상품군이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으면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다. 일단 가격 경쟁력에 매료돼 중국 커머스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 살펴보면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토이플레이션'에 따른 대체재로 각광받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으나 안전성이 미흡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어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커머스의 등장에 따라 완구 업계에 안전성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오랜 기간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선택을 받으며 성장해온 토이저러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체적인 품질 관리에 따라 안전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성뿐 아니라 주요 IP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단독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들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KC인증 받은 후 롯데안전센터 통과한 제품만 판매, 철저한 품질관리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마트 본사에서 만난 김경근 TRU(토이저러스)팀장(사진)은 중국 커머스발 품질 관련 이슈에 대해 "가격 경쟁력만 앞세우다 보니 KC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상품이 직구로 들어오며 영세한 완구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30-40년 전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저품질의 완구들이 중국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완구 산업에도 문제지만 국내의 라이선스 관련된 법규를 지키지 않은 제품이 병행 수입이라는 논리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 부분도 침해를 받고 있다"며 "캐릭터 업계도 어린이 안전도 모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커머스와 가격 경쟁을 할 수는 없다.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더 품질 이슈에 집중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 팀장은 "토이저러스의 경우 KC안전인증뿐 아니라 롯데안전센터의 인증 검사를 통과하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곳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중국 커머스를 통해 완구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다"며 "하지만 결국 안전의 문제와 오프라인에서 사서 즐기는 재미 자체에 중심축을 두고 있는 분야가 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들도 알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대내외적으로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캐릭터산업백서' 집필 전문위원과 캐릭터 전문가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외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상품 기획자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의 수명 주기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다. 쉬는 날엔 자녀와 함께 키즈카페에 가서 어린이들의 행동 패턴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김 팀장은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연구 용역을 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주도권이 넘어가지 않는 분야가 완구 시장이다"며 "완구는 보면 사고 싶어지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고,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고 즐기는 그 과정에서 경험의 가치가 큰 영역이다"고 설명했다.

◇주요 IP사와 협업 통해 체험공간 및 단독 제품 출시로 '경쟁력' 강화

김 팀장은 국내 1호 키덜트 바이어로도 유명하다. 유통 체계가 고착화된 완구 업계에서 다양한 협업을 통해 흥행 제품을 만들어냈다. '태권브이 피규어' 시리즈 성공을 통해 토이저러스의 연령층을 아이 중심에서 어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제품과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지금은 대세 캐릭터 IP로 자리 잡은 산리오 캐릭터(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 를 한 공간에 모은 '산리오 마켓'이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김 팀장은 "2019년 국내 최초로 토이저러스 내에 숍인 개념으로 포켓몬존을 오픈해 성공하며 추후 라인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산리오 캐릭터를 알게됐다"며 "산리오 코리아에 직접 찾아가서 8번의 PT를 진행하고 청량리점에 1호 마켓을 오픈하게 됐다"고 복기했다.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토이저러스 산리오 마켓 전경
오픈 초기에는 진열할 제품이 많지 않았다. 김 팀장은 산리오 캐릭터 피규어가 들어간 장난감인 '산리오 캐릭터즈 딸기퐁당와플'을 기획해 출시했고 완판됐다. 산리오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MZ들이 매장을 방문했고 매출도 대폭 늘었다. 현재 산리오마켓은 청량리점과 김포공항점, 제타플렉스 잠실점, 서울역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김 팀장은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졌는데 공식적으로 산리오 마켓은 토이저러스만 가지고 있다"며 "연내 매장 한 군데를 더 오픈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산리오 캐릭터뿐 아니라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IP인 디즈니와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디즈니 코리아와 손을 잡고 자체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다. 김 팀장은 "완구 카테고리 1등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1등 IP인 디즈니와 협업을 통해 디즈니마켓 운영뿐 아니라 단독 상품도 출시했다"고 말했다.

토이저러스가 고민하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 방향은 곧 롯데마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김 팀장은 "놀이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고객과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분야다"며 "단순 완구사들이 하는 것을 넘어 IP 기업과 협업을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하고 자체 전문샵을 운영하며 구매 외에도 고객의 경험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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