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대기업·가계 대출' 시중은행 전환 기반 삼는다 1년새 대기업 30%·가계 17% 성장…중기 대출 중심 포트폴리오 변화 시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4-05-07 12:46:2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맞춰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했으나 최근엔 대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 상승세가 가파르다. 수도권 영업을 확대하고 시중은행에 걸맞은 외형을 갖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대출 자산 확대로 늘어나는 위험가중자산(RWA)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갖추는 게 성장 지속 관건이다. DG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다른 주요 계열사 RWA 성장을 제한하고 대구은행에 자본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개인금융 균형 추구
DGB금융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대구은행 원화대출금은 55조5744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50조5244억원에 비해 50조500억원 증가하면서 10% 성장률을 기록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03/20240503081029750.png)
원화대출 자산별 성장률을 보면 대기업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대기업 대출은 3조7112억원에서 4조8129억원으로 1조1017억원 늘어났다. 1년새 29.7% 증가한 셈이다.
대구은행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대구·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지역 중소기업 중심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지방은행이 중소기업 의무대출 규제 대상인 것도 대출 자산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의무대출 비중이 60%에서 50%로 완화되면서 대기업 대출에 힘을 실을 여건이 마련됐다.
시중은행으로 체급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대구은행은 이달 금융 당국으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을 줄이려면 중소기업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도 1년새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20조4489억원을 기록해 1년새 17.1% 증가했다. 대구은행 가계대출이 분기 기준 20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8%다. 2019년 말 기준으로 29%였던 가계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대구은행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금융과 가계대출 균형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RWA 성장 여력 확보가 관건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대기업·가계 대출이 늘어나면서 RWA도 확대되고 있다. 1분기 기준 RWA는 45조3461억원이다. 1년 전 42조3232억원보다 3조229억원(7.1%) 증가했다.
RWA 증가는 자본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대구은행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분기 기준 13.51%다. 지난해 2분기 14.01%를 기록한 이후 매분기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구은행 자본비율이 하락하면서 DGB금융 자본비율도 11.07%까지 낮아졌다.
11.07%는 시중은행 금융지주는 물론 지방금융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 당국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시중은행으로 체급을 높이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성장통이다. DGB금융은 자본비율을 11%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대구은행의 RWA 성장을 견딜 수 있다.
DGB금융은 RWA 재배치로 대구은행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이슈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 RWA를 줄이고 그만금 대구은행의 RWA를 늘려가는 식이다.
DGB금융은 지난 수년간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M&A) 하면서 종합금융그룹 면모를 갖추는 데 힘썼다. 당분간은 대구은행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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