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더 커지는 인도네시아, 한국 LP에게도 좋은 기회"데니 구나완 인디스캐피탈 대표 "현지 투자 환경, 크레딧·에퀴티 모두 우호적"
남준우 기자공개 2024-05-09 07:58:3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디스캐피탈(Indies Captial)은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2018년부터는 에퀴티 투자 사업도 시작하면서 점점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최근 약 10곳의 LP들과 소통하며 펀드 레이징을 이어가는 중이다.현지 크레딧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데니 구나완(Denny Goenawan) 대표를 필두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오피스에 20명이 넘는 투자역들이 활동 중이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의 높은 발전 가능성과 현지 투자 환경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에서 데니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씨티그룹에서 커리어 시작…크레딧 투자 집중
데니 대표는 7일 더벨과 약 한 시간 가량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그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본인의 이력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태생인 데니 대표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소재한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1993년 인도네시아에 귀국해 씨티(CITI)그룹에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밟기 시작했다.
그는 "쟈딘플레밍(Jardine Fleming),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 등을 거쳐 2000년부터 다시 씨티그룹 산하 살로몬(Salomon)으로 복귀해 약 9년을 근무했다"며 "커리어 대부분을 기업 대출, 특수상황 펀드 등 크레딧 분야에 몸담았다"고 말했다.
2008년 발발한 국제 금융 위기가 인디스캐피탈을 설립한 계기였다. 금융 위기 여파로 씨티그룹은 당시 인도네시아에 더 이상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자기 자본 투자가 제한되면서 투자 업무가 줄어들었다.
악재 속에서도 기회는 있었다. 기업 대출 활동은 줄어들었으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높은 잠재력에 주목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았다. 데니 대표는 인디스캐피탈 설립 직후 해외 투자자로들부터 받은 3000만달러를 종잣돈으로 사세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회사를 설립한 초기에 펀드 레이징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시 종잣돈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신규 기업 대출과 회사채 거래 등을 통해서 수익을 낸 덕분에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에퀴티 사업도 시작…AUM 약 1.3조
설립 16년차를 맞은 현재, 인디스캐피탈은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가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하우스로 성장했다. 대체 투자 분야만 놓고보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가장 큰 하우스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크레딧 펀드 AUM은 약 6억달러(한화 약 8200억원)에 달한다.
개발도상국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하방 안정성을 보장하는 상품들을 만들며 인기를 얻었다. 높은 '담보(Collateralization)'와 '상환청구(Recourse)' 조건 등을 내걸면서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들에 대한 크레딧 투자를 이어갔다.
인도네시아 현지 천연자원 개발 혹은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주요 투자 대상들이다. 제조업이 약한 인도네시아 특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산업군이다.
2018년부터는 크레딧 펀드에 이어 에퀴티 펀드도 조성하면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 에퀴티 펀드 AUM은 약 4억달러(한화 약 5800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트랙 레코드는 인도네시아 현지 호텔 관리 기업인 스위스벨(Swissbel)과 아트오텔(Art'otel)이다.
그는 "2018년부터는 에퀴티 투자도 시작하면서 다양한 테마 펀드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호텔 매니지먼트 기업 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 투자 관련 펀드도 결성하면서 약 5000만 달러를 모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다양한 LP들과 소통 중
현지 대체투자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최근에는 한국 투자자들과의 접점도 만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오피스에서 근무 중인 NH투자증권 출신 최재유(영문명 Ethan Choi) 한국 사업부 파트너를 필두로 다양한 국내 LP들과 소통 중이다.
최근 1차 클로징한 4호 크레딧 펀드의 경우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출자를 확약했다. 2018년에만 해도 인디스캐피탈 펀드에 투자한 한국 LP는 한 두곳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곳까지 늘어났다.
그는 "한국의 주요 연기금들의 경우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 때문에 당장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외에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들이 많으며, 인디스캐피탈만의 현지 시장 장악력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기관들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2019년 1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작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한 2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데니 대표는 최근 치뤄진 대통령 선거 이후 인도네시아 투자 환경이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프라보워 수비안토 전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약 60%에 가까운 지지율로 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0년간 집권한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의 장남을 부통령으로 임명한 만큼 여러 정책적인 면에서 연속성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부정 선거 등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그대로 물려받아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60%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만큼 국가 장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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