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변신]"폐전지 재활용 속도…해외 거점 확보도 적극 검토"②조항집 코오롱인더스트리 CSO, 이차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발굴
박완준 기자공개 2024-05-13 10:44:40
[편집자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차전지 사업에 첫 발을 뗐다. 폐전지 재활용 스타트업 알디솔루션에 지분을 투자한 지 1년 1개월 만이다. 코오롱인더는 폐전지 재활용 기술의 시제품 검증과 양산을 위해 코오롱글로텍의 천안 부지를 거점으로 삼았다. 시제품 검증 이후 계획한 설비 투자까지 차근차근 밟을 계획이다. 더벨은 코오롱인더의 이차전지 사업 방향성에 대해 톺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폐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공장 착공에 들어가면서 이차전지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폐전지 재활용 사업 발전의 키는 조항집 코오롱인더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쥐고 있다.앞서 코오롱인더의 CSO 부문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본격화하기 위해 2022년 신설된 조직이다. CSO 조직은 코오롱인더가 영위해 왔던 사업 외에 완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 안팎에서 신사업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이유다.
◇폐전지 재활용 낙점…선제적 '기술 확보' 목표
1969년생인 조 CSO는 고려대와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2018년 코오롱그룹에 합류해 ㈜코오롱 전략기획실장(상무), 코오롱글로텍 사업3본부장(상무)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1월부터 코오롱인더의 CSO 업무를 맡고 있다.
폐전지 재활용 부문은 조 CSO가 선임된 후 가장 먼저 투자한 사업이다. 첫 투자인 만큼 애정이 깊다는 후문이다. 그는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이차전지 재활용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기술 확보 차원에서 이번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는 폐전지 재활용 사업을 꾸준히 육성할 계획이다. 조 CSO는 이차전지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국내 시장에서 양산 체계 구축 및 수익성을 검증한 뒤 사업을 본격 확대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화된 바는 없으나, 해외 거점 확보까지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CSO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우려에 대해서는 "이차전지 시장의 둔화는 한시적 성장 위축기로 판단되며, 빠른 시일 내 재성장 모드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금속 가격도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양산성과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전지 재활용 시장의 후발주자로 출발한 코오롱인더의 경쟁력을 묻는 말에는 "알디솔루션의 공정은 경쟁사와 달리 별도의 파쇄·분쇄 과정이 불필요하다"며 "다른 기업보다 높은 생산성과 친환경 고효율 회수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고 대답했다.
조 CSO는 이차전지 사업은 코오롱인더의 핵심 미래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양산 체계 고도화와 알디솔루션의 핵심 기술 역량 간 시너지를 통해 발빠르게 사업 확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전략적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스크 분산 전략...신사업 확보로 밸런스 유지
코오롱그룹은 2027년까지 주력 사업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총 4조원을 투자한다. 세부적으로 첨단소재 사업에 1조7000억원,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9000억원이 투입된다. 4조원의 절반 이상인 2조6000억원이 코오롱인더의 몫이다.
앞서 코오롱인더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주요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산업자재가 45.50%, 패션 25.17%, 화학소재 17.62%, 필름·전자재료 9% 등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다변화된 수익 구조에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셈이다.
코오롱인더는 투자를 확대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꾀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사업적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영업손실을 이어오던 산업용 필름 부문의 지분 80%를 지난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하면서 외형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폐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이유다.
투자 전략은 유망 기업을 발굴해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택했다. 알디솔루션과 동일하게 선제적으로 지분 투자를 한 뒤 제조 인력이나 기술, 설비 등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착공에 들어간 폐전지 재활용 공장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불황에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목표하고 있다"며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차전지 사업 육성을 통해 리스크 분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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