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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신사업 주도권 '지주→은행' 이동한 까닭은 지주 미래사업부문 없애고 '행장 직속' 신사업추진위 신설…시너지·지분투자 효율 고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4-05-16 13: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은행장 직속 신사업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중심으로 신기술 기반 신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조 행장과 주요 부문장, 그룹장이 위원회에 참여해 신사업 관련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주에 있던 신사업 기능이 우리은행으로 이동했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없애고 핵심 기능을 다른 부문으로 이동시켰다. 우리은행에 결집시킨 디지털 역량과 시너지를 내고 지분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디지털 이어 신사업 기능도 우리은행 결집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은행장 직속 신사업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조 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옥일진 디지털전략그룹장, 조한래 IT그룹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장, 이명수 HR그룹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그룹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으로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이 있었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은 우리금융의 숙원인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중장기 과제로 여겨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담당했다.

2024년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추진부문이 해체된 이후엔 미래사업이나 신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은 없었다. 지주 디지털혁신부문 산하에 미래혁신부가 있긴 하지만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신사업에 특화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이번에 신사업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우리은행으로 관련 의사결정 권한이 넘어간 셈이다.

우리은행에 신사업 조직이 신설된 건 IT 거버넌스 개편과 무관치 않다. 우리금융은 올들어 디지털·전산 관련 편제 개편을 단행했다. 계열사 우리FIS에 집중돼 있던 관련 인력과 조직을 계열사, 특히 우리은행으로 대거 이동시켰다. 디지털·전산 조직과 나머지 영업·지원 조직 간 괴리를 줄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전산 기능을 우리은행에 집중시켰듯 신사업 관련 업무도 우리은행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디지털·전산 조직과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비금융회사 지분투자, 은행이 유리

신사업추진위원회의 역할은 신사업 발굴과 실행, 성과 심의, 성과와 연동된 보상 체계 논의 등이다. 신사업 실행 기능 중 하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투자(SI)도 포함된다. 우리은행은 핀테크로 분류되지 않는 다양한 영역의 기업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적 투자를 하려면 비금융회사 지분투자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지분을 5%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제가 아직 남아 있다. 은행의 경우 15%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JB금융도 이와 같은 규제를 고려해 핀다 지분에 투자할 때 JB금융지주가 5%, 전북은행이 10% 씩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은행이 신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면 개별 투자 건과 관련해 지주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지주와 함께 투자하지 않아도 협업을 가능하게 할 정도의 지분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와 리스크 판단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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