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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제노스코, 본임상 없이도 '기평 만점' 고종성 효과, 수익기반제미글로·렉라자 신약 성과 뚜렷, 미국 얀센 로열티 매출 기대

임정요 기자공개 2024-05-20 10:00:07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 최고등급, AA등급 만점을 2개 기관으로부터 받아 주목받은 바이오텍. 바로 신약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종성 대표의 제노스코다. 신약개발사로는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LG화학의 제미글로에 이어 유한양행의 렉라자까지, 고 대표는 국산 신약 2개를 만든 저력을 보유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빅파마 얀센이 그가 만든 레이저티닙으로 품목허가를 득하게 되면 제노스코는 마일스톤에 로얄티까지 탄탄한 수익기반이 생긴다. 제노스코가 별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유하지 않고도 그의 기평 결과에 시장의 이견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분명한 기술이전 성과와 연구개발역량, 입지전적 인물 '고종성'

제노스코는 최근 코스닥 상장 사전요건인 기술성평가 점수로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각각 AA, AA등급을 받았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넘어야 할 첫 관문을 만점으로 통과했다.

바이오 섹터에서 이 같은 점수를 득한 기업은 2021년 루닛 외엔 없었다. 루닛은 AI 의료기기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약개발사로는 제노스코가 유일한 셈이다.

제노스코는 2008년 미국 보스턴에서 신약 연구를 시작한 바이오텍이다. LG화학 신약 제미글로와 유한양행 신약 렉라자를 만든 고 대표가 설립했다는 점에 일찌감치 주목받던 곳이다.

사업초기 자금 충당 과정에서 국내 상장 바이오텍인 오스코텍이 최대주주가 됐다. 3월 말 기준 오스코텍이 보유한 제노스코 지분은 69.22%다. 유한양행이 전략적투자자(SI)로 5.3%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제노스코가 왜 만점을 득했느냐에 대해선 시장의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고 대표는 그만큼 K-바이오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다. 그러나 제노스코의 후속 물질에 대해선 사실 그다지 시장에 드러난 건 없다. 과거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특발성폐섬유화증(IPF) 등의 파이프라인을 연구한다고 드러난 게 전부다. 본임상에 진입한 프로그램은 없다.

그럼에도 제노스코는 만점을 득했다. 코스닥 상장에 있어 바이오 혁신기술기업은 시장 경쟁상황, 기술성과 사업성, 지배구조 등을 평가받게 된다. 제노스코의 경우 기술이전 실적, 대표이사의 전문성, 수익기반 등 다방면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노스코는 유한양행 신약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의 원개발사다. 신약 성과를 보인 바이오텍이라는 점은 업계서 독보적인 입지다. 국내 신약에 그치지 않고 미국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이 FDA 허가까지 받아내면 200억원대 로열티가 예상된다.

'고종성 효과'로 귀결되기도 한다. 고 대표는 신약성과를 2건이나 내놓은 인물이다. 국내 19호 신약 '제미글로', 31호 신약 '렉라자'다. 각각 2012년, 2021년에 국내 허가를 받았다.

고 대표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에서 국산 당뇨병치료신약 제미글로의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LG생명과학에서 16년간 재직하며 약물 발견에 공을 세웠고 2008년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가 제노스코 설립에 합류했다. 여기서 유한양행 폐암치료 신약 렉라자의 물질을 발굴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기술이전 실적은 글로벌 단위에서 이뤄졌다. 제노스코-오스코텍은 2015년 7월 유한양행에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했고 이어 2018년 11월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얀센은 레이저티닙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FDA의 승인이 떨어지면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 1억 달러를 받게 되는데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이를 60%, 40% 비율로 나눈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와 수익을 절반으로 나누기로 했다. 제노스코 앞으로 2000만 달러(약 270억원)이 분배된다. 수익기반까지 탄탄하게 다져놓은 셈이다.

◇프리IPO 납입 받는대로 빠르게 예심청구할 계획

제노스코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성평가 점수는 6개월간 유효하기 때문에 늦어도 10월 말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는 타임라인이다. 진행 중인 프리IPO 펀딩이 마무리 되는대로 빠르게 3분기 중 예심청구를 할 계획이다.

제노스코는 리네아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투자자(FI)로 확정하고 200억원의 프리IPO를 조달 중이다. 리네아인베스트먼트가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LP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한번 예심을 청구하면 IPO 완료 전까지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하기 때문에 바이오텍들은 7~9개월가량 소요되는 심사기간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여유자금을 확보하는게 관례다. 제노스코도 마찬가지다.

최대주주인 오스코텍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제노스코는 올 1분기 1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얀센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기 전까지 R&D 및 운영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장 공모 규모는 고민 중이다. 신약개발사로써 자금 최우선 용처는 R&D다. 가장 큰 자금을 배분할 1순위 파이프라인은 ROCK 프로젝트다.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아직 전임상 단계라 제노스코 자체개발 파이프라인 중 가장 연구개발이 진전됐다.앞으로 자체 임상1상에 돌입할 예정이라 임상자금이 필요하다.

이어 타겟단백질분해제(TPD)의 일종인 분자접착제 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가 2순위 중요도를 띈다. 선도물질 최적화단계에 있으며 독성 면에서 보완할 지점을 연구 중이다.

제노스코 관계자는 "레이저티닙의 사업성과 가시화로 기술력을 입증했고 다음 성장동력 파이프라인도 마련해둔 점이 기술성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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