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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미디어사업 2.0]방향 다른 SKB, 오리지널 대신 '편의성'에 투자⑥'가성비' 고려, 자체 제작 대신 'AI 서비스 고도화' 주력

노윤주 기자공개 2025-04-30 09:42:55

[편집자주]

IPTV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가입자 증가율은 0%대에 진입했고 고객 1인당 매출 기여도 줄어들고 있다. 한 때 인터넷과 TV의 결합을 통해 케이블 시장을 무섭게 위협했던 IPTV의 위상이 무색하다. 이제는 OTT의 부상으로 역공격을 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PTV 사업을 영위하는 이동통신 3사는 미디어 사업을 살리기 위해 여념이 없다. AI와 FAST 채널로 IPTV의 활로를 모색하는 동시에 자회사를 통한 자체 콘텐츠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채널부터 콘텐츠 공급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겠다는 이동통신 3사의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은 전적으로 SK브로드밴드(SKB)가 담당하고 있다. SKB의 미디어 사업 전략은 KT, LG유플러스 두 곳 경쟁사와 방향이 다르다. 다른 곳들이 자회사, 내부 조직을 두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데 반해 SKB는 유통 채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SKB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도전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웨이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옥수수를 통해서도 시도했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미드폼 부분에서 손을 잡기도 했었다. 하지만 몇 년간 운영해 본 결과 투자 대비 수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에 앞으로는 모회사와 발을 맞추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초개인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보다 유통 중심…카카오 협업 종료 시그널

SKB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서 직접적인 제작보다 유통에 더 집중하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세부적으로는 '독점 공급'에 주력했었다. 현재 OTT에서 추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는 SKT와 카카오의 파트너십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9년 SKT와 카카오는 IT·콘텐츠 분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상호 3000억원 규모로 지분매입을 단행했다. 이 연장선에서 양사의 자회사인 SKB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협업 관계를 이어갔다.

2021년 SKB는 카카오엔터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IPTV인 Btv와 방송채널 '채널S'를 통해 공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연애혁명>, <며느라기> 등 카카오엔터가 제작한 웹드라마가 IPTV 중에서는 주로 공급됐다.

하지만 이미 독점공급 파트너십은 희미해졌다. 게다가 최근 SKT는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했다. 제휴 5년만에 사업 방향이 바뀌었다. 매각금액은 3952억원에 달한다.

SKT는 이 자금을 SKB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지분 인수에 사용한다. 일단은 카카오와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지만 카카오엔터와 SKB의 콘텐츠 공급 파트너십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으는 콘텐츠 자체 제작 보다는 다량의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한다는 게 SKB의 입장이다.


◇IPTV는 초개인화 집중…채널S 통해 예능 제작은 지속

Btv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줄이지만 방송 채널인 '채널S'는 방향이 다르다. SKB는 자회사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미디어에스를 두고 있다. 지분율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2021년 채널S를 개국해 운영 중이다.

채널S는 앞으로도 오리지널 예능 제작에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방송 채널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IPTV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Btv에서는 채널S 채널번호가 1번이다. TV를 켜면 자연스레 채널S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예능은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다. 한 편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에 최소 3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예능은 회당 제작비가 이보다 훨씬 적어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드라마보다 예능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지난해 SKB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기타 무형자산 취득 금액은 300억원 수준으로, 2023년에 비해 23억원가량 증가했다. 같은해 미디어에스가 취득한 판권은 80억원 상당이었다. 2023년에는 143억원을 판권 취득에 사용했었다.

SKB는 별도로 콘텐츠 제작 원가를 공시하고 있지 않다. 이에 기타 무형자산에도 콘텐츠 제작비용 외 다른 금액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영업권, 면허권, 선로이용권 등 주요 무형자산은 이미 별도 항목으로 발라져 있기 때문에 기타 무형자산 상당 부분은 콘텐츠 관련 인식비용으로 추정된다.

같은해 KT스튜디오지니 제작원가 1175억원이나 LG유플러스의 기타 무형자산 취득액 1753억원(2024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이 수치에서 SKB가 유통 플랫폼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오리지널 콘텐츠도 예능 위주로 제작한다는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각 통신사가 미디어 시장에서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KT와 LGU+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방향으로 SKB는 유통 플랫폼 강화라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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