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아 살리기' 카카오, VC에 보유 코인 양도 투자 유치 대가로 지불, 재단 사업 본격 지원…결제수단 편입 노려
노윤주 기자공개 2025-05-07 08:57:1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프로젝트 카이아가 해외 벤처캐피탈(VC)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카이아는 카카오 클레이튼과 라인 핀시아의 전격 합병으로 출범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카이아는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북미 진출 물꼬를 틀 계획이다. 비자(VISA), 페이팔 등 금융·결제 기업과 협업도 꾀한다.이번 투자는 독특한 구조로 이뤄졌다. 클레이튼 시절 운영주체인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엑스가 보유하고 있던 카이아를 VC에 양도했다. 그 대가로 카이아가 사업 지원을 받는다. VC가 카이아를 대량 소유한 생태계 일원으로 편입되는 형식이다.
지배기업 없는 독립재단 형태인 데다 가상자산을 주고 투자금을 받는 '토큰딜'도 할 수 없는 카이아의 특수 상황이 반영됐다.
◇카이아,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
30일 카이아 DLT 재단은 복수의 글로벌 블록체인 VC로부터 카이아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 동시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1kx와 블록체인캐피털이 주도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IDG캐피털, 미라나벤처스, 링펑이노베이션펀드, 칼라단 등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특히 투자를 리드한 1kx와 블록체인캐피털은 유럽과 북미에 거점을 둔 VC다. 이들과는 전략적 협업도 맺었다. 카이아와 라인넥스트가 제공 중인 미니 디앱서비스를 현지 시장에 소개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을 주는 형태다.
투자 계약에는 전통금융·핀테크 기업과의 연결도 포함돼 있다고 알려졌다. 페이팔, 비자 등이 거론되는 중이다. 카이아 블록체인 기반으로 테더(USDT) 혹은 USDC 등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예정돼 있는 만큼 해외서 결제 수단으로 카이아 스테이블코인이 보급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kx와 블록체인캐피털은 또 카이아에 콘텐츠·마케팅 지원, 밸리데이터 운영, 핵심 인재 채용, 미니 디앱 해커톤, 기술구조·개발 문서 관련 피드백 등도 제공한다.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아시아 기반 VC들은 카이아 아시아 사업 확장에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카카오, VC에 카이아 코인 265억 받고 매각
카이아 재단은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구조다. 통상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코인이 시장에 정식으로 유통되기 전 토큰 딜을 진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투자 대가로 지분이 아닌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발행법인 혹은 개발사가 에쿼티 투자를 받고 토큰까지 얹어주는 '토큰 워런티' 방식도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카이아 코인은 클레이튼, 핀시아 시절부터 시장에 유통되던 코인이다. 코인 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 후에는 '제로 리저브' 방식을 채택했다. 최소한의 운영비를 제외하고 재단이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코인을 모두 제거하는 방법이다. 재단의 임의 유통, 유통량 증가에 따른 코인 가치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다.
투자사에게 투자대가로 지급할 수 있는 별도의 코인 물량이 없다. 토큰딜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재단으로 법인 형태를 전환하면서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 구조까지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지분 투자도 받을 수 없다.
이에 옛 모회사이던 카카오가 나섰다. 클레이튼 시절 사업 운영을 도맡던 그라운드엑스는 보유하고 있는 카이아를 VC에게 양도했다. 총 2억7487만개 카이아를 터너리LEC펀드(Ternary LEC Fund)에 매각한다.
LEC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블록체인캐피탈이다. 매각 대금은 265억원이다. 시장 평가 가격은 466억원과 매각 대금 사이 약 2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카이아 북미사업 진출 지원이 조건이었던 만큼 시장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카이아를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재단이 해외 투자를 받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와 같은 구조를 생각해 낸 것으로 안다"라며 "투자자와 카카오를 모두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계약을 성사시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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