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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알비 road to IPO]모듈러 교사로 올린 500억 매출, 새 먹거리 밑천②'그린스마트스쿨'·'2030 LH OSC 주택 로드맵' 정책 수혜

전기룡 기자공개 2025-05-13 08:50:54

[편집자주]

엔알비는 모듈러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통한다. 철골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모듈러까지 넓혔다. 모듈러를 다층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토대로 공동주택을 수주하는데도 성공한 상태다. 본격적인 외형 성장과 맞물려 기업공개(IPO) 일정도 본격화했다. 더벨은 규모의 경제에 입각해 모듈러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엔알비의 상장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알비가 한국거래소의 승인 문턱을 넘은 배경에는 '이익실현기업'이라는 점이 한 몫 했다. 교육부가 '그린스마트스쿨' 정책을 추진한 뒤 모듈러 교사의 수요가 확대되기 시작하자 전략적인 대응을 바탕으로 매출 외형을 키웠다. 철골 모듈러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까지 확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듈러 교사의 선전 덕분에 새 먹거리인 주택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극동건설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에 참여한 게 대표적인 행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척될 시 국내 최고 높이의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 엔알비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탈현장건설공법(OSC) 정책의 수혜기업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브릿지스쿨1·2 론칭, 철골 넘어 PC 포트폴리오 확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알비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528억원을 기록했다. 첫 감사보고서를 발간한 2022년 18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528억원 가운데 약 60%가 임대매출에서 나왔다. 엔알비는 카달로그 계약을 바탕으로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모듈러 교사를 등록한 뒤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임대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엔알비는 2018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국내 첫 이동형 교사인 '고창고등학교 모듈러 교사'를 개발·완료하면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저작권 일체를 양수받아 '브릿지스쿨'이라는 브랜드를 적용한 모듈러 교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모델인 '브릿지스쿨1'은 철골형 모듈러다. 상대적으로 생산 공정이 짧은 데다 운송과 설치가 용이하다. 경량 자재가 사용된다는 구조적 특성상 최고 4층까지만 내화가 가능하지만 오히려 임시학교와 같이 단기간 모듈러 교사가 필요한 고객들에게는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는 PC 모듈러인 '브릿지스쿨2'로 저변을 넓혔다. PC 모듈러는 원가율이 높은 반면 철골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춤 제품이다. 층고 제한 없이 내화가 가능해 중장기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했다. 포트폴리오 확장과 맞물려 단기를 넘어 중장기까지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셈이다.

엔알비의 노력은 교육부가 2023년 그린스마트스쿨 정책을 발표한 뒤 빛을 발했다. 18조원을 투입해 노후 학교시설 2835동을 미래형 교수·학습을 위한 스마트 학습환경으로 탈바꿈하는 정책이다. 노후 학교의 개축과 리모델링이 본격화되자 세부적인 라인업을 갖춘 엔알비가 교육기관들의 선택을 받았다.

엔알비 관계자는 "그린스마트스쿨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임시 교사의 수요가 늘어났다"며 "2022년 26억원 수준이었던 임대매출이 이듬해 233억원까지 급증한 게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듈러를 설치·해체할 때 계상되는 용역매출과 PC 생활관을 판매한 매출액도 호실적에 보탬이 됐다"고 덧붙였다.

매출 외형과 맞물려 2022년 이래 영업이익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원가율이 상승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121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63억원에 머물렀으나 유형자산 재평가를 토대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을 늘렸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질적 요건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 미루어 원활한 심사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의왕초평 A-4블록 참여,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공급 목표

엔알비는 모듈러 교사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주택 영역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LH와 '초고층 모듈러 주택 기술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H가 같은 해 3월 '2030 LH OSC 주택 로드맵'을 수립해 공론화한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해당 로드맵은 LH가 2030년까지 공사기간 50% 단축, 기존 공법 수준의 공사비 확보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하에 설정된 중장기 추진계획이다. 모듈러·PC 주택 발주량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000가구, 2026년부터 2029년까지 3000가구가 각각 배정돼 있다. 민간 신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극동건설 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서 주택사업에도 참여했다. 컨소시엄은 극동건설(51%)과 HJ중공업(15%), 서한(14%), 대저건설(10%), 엔알비(10%)가 주요 참여사다. 지난해 8월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에 입찰해 '남양주왕숙 S-3블록', '의왕초평 A-4블록' 두 개 사업대상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중 테스트베드로 사용될 사업대상지는 의왕초평 A-4블록이다. 연면적 약 1만5000㎡에 통합공공임대 381가구가 모듈러 주택으로 공급된다. 사업비 규모는 약 6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에는 엔알비 군산공장에서 품평회를 열고 국내 최고층인 22층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공유했다.

남양주왕숙 S-3블록에 모듈러 주택이 들어설 가능성이 낮지만 일말의 여지는 남아있다. 해당 블록 내 공공분양 주택인 '뉴:홈 나눔형' 931가구 외에 통합공공임대 319가구가 함께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향후 조성 공사를 마친 뒤 사업변경 과정을 거쳐야 결과를 예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의왕초평 A-4블록은 공모명부터 모듈러 주택을 명시해 공사비나 규모가 달라질 수 있겠으나 공법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조성공사 중으로 2027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양주왕숙 S-3블록은 일반 공법이 예정돼 있지만 사업변경 승인을 받을 시 (모듈러 주택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엔알비는 모듈러 교사와 주택이라는 포트폴리오가 구축되는 시점에 맞춰 재정비도 마쳤다. 완전자회사의 사명을 기존 엔알비비에스에서 BI(Brand Identity)가 담긴 브릿지건축사사무소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동시에 완전자회사의 업종도 '모듈러 제조업'에서 '건축설계 및 시공 감리업'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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