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통합 전초전]자회사에 '2800억' 쏜 아시아나, 현금곳간 '빠듯해졌다'③현금자산 31% 지출,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과 '1.6조' 단기차입 등 부담 '고질적'
이영호 기자공개 2025-05-20 07:13:42
[편집자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두 항공사 간 통합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회사 통합과 함께 양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간 합병 역시 시작됐다. 재무개선을 위해 아시아나 계열 LCC에 자금 수혈을 단행한 것이 그 시작이다. 더벨은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재무 현황을 점검하고 통합작업을 위한 과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0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이 거액을 투입하며 자회사 재무개선에 나섰지만, 모체인 아시아나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빠듯하다. 두 자회사에 가용자금 3분의 1을 투입하는 용단을 내렸지만, 이 영향으로 현금성자산은 근래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회사가 짊어지고 있는 단기차입 등 여러 재무 부담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출자 후 현금성자산 6100억원, 2020년 이후 '최저'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에어서울 유상증자에 1800억원, 에어부산 영구 전환사채(CB) 매입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금번에 아시아나가 쏟아부은 금액은 도합 2800억원이다.
아시아나 계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재무개선이 시급한 상황. 모회사 아시아나의 거액 자금 투입은 불가피했다. 덕분에 에어서울은 완전자본잠식에서 수년 만에 탈출했고, 에어부산은 12%대 고금리 CB를 5%대 이자율의 CB로 차환하는 동시에 새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본격적인 LCC 통합 준비작업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그렇다면 지원의 주체인 아시아나는 자회사에 거액을 내놓을 만큼 재무 사정이 여유로워졌을까. 그렇지 않다. 어려운 와중에도 자회사 자금수혈이 반드시 필요했기에 출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근거는 회사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시아나의 연간 현금성자산은 과거보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아시아나가 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가용자금은 8913억원이다. 이는 현금성자산 5573억원, 단기금융상품 3339억원을 더한 값이다. 지난해 말 8670억원보다는 240억원 늘었다.
따라서 아시아나가 금번에 2800억원을 자회사에 내줄 수는 있었다. 이번 출자로 아시아나는 현금성자산의 31.4%를 소진했는데 회사로선 큰 금액이 들어갔다. 이로써 아시아나의 가용자금은 6113억원으로 더 낮아졌다.
2019년 현금성자산 3628억원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이다. 현금성자산 추이는 2020년 7265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2022년 1조6805억원으로 고점을 형성했다. 이후 2023년 9248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물론 모회사에서 자회사로 자금이 흘러간 것이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 상 아시아나에서 외부로의 현금 유출은 '0'이다.
◇부담스러운 부채비율·단기차입금, 1분기는 '적자'
아시아나 재무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부채비율이다. 별도 기준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069.5%고,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238.4%였다. 일부 개선됐지만 부채비율 기준선인 100%를 크게 넘기고 있다.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빨간불'이다.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아시아나의 자금수혈 덕분에 완전자본잠식에선 수년 만에 벗어났지만 부채비율은 1040%다.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아시아나에는 상환 만기가 1년 내로 도래하는 자금이 조 단위로 쌓여있다. 별도 기준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리스부채, 유동성자산유동화채무 합산치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말 1조6536억원, 지난해 말 2조619억원이었다. 한 분기 사이 약 4000억원이 줄어든 점은 고무적이나 과중하다. 앞으로도 본업에서 수익을 내줘야 감당 가능한 액수다.
물론 아시아나가 이 자금 전부를 조만간 갚아야하는 건 아니다. 만기 연장, 차환 카드가 있다. 다만 현금성자산보다 훨씬 큰 규모의 빚이 있다는 점은 회사 재무에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한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적자로 출발한 점도 재무적으론 희소식이 아니다. 별도 기준 매출 1조7429억원, 영업손실 79억원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개선됐다. 작년 1분기의 경우 매출 1조6329억원, 영업손실 312억원을 올렸다. 올 들어 항공업 고점에서 내려온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아시아나로선 실적 유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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