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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전기, 실적 추락 '파생상품' 탓? 작년 '기타사업' 437억 적자..주력 전선사업은 242억 되레 흑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2-04-16 16:11:02

이 기사는 2012년 04월 16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선업계 어려움은 한두해 얘기가 아니다. 1위 LS전선부터 2위 대한전선까지 모두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 시장 자체의 성장 동력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분석도 여러번 나온다. 이 시장에서 3위인 일진전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적자전환했는데, 그 배경엔 주력 사업인 전선업 시장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진전기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실적 악화의 주범은 전선 사업의 부진 영향보다 '기타 사업'의 적자 탓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타사업'의 내용을 외부에서 파악하기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에서 실제 그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일진전기 및 전선업계에 따르면 일진전기는 지난해 전선 사업과 전력시스템 사업 부문에서 300억원대 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올렸으나, '기타사업' 부문에서 437억원의 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 실적 추이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전선 사업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되레 흑자를 봤고 오히려 잘 인식되지 않았던 '기타 사업'에서 의외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셈이다.

'기타사업'이란 표면적으로 조명기구 및 매연저감장치 등 환경 관련 제조 업무를 묶어 놓은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221억원에 불과했으나 손실만 400억원이 넘었다. 산술적으로 매출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하기 어렵지만 이런 수치가 나왔다. 보통은 영업 이외의 분야에서 손실이 발생할 때 나온다.

실제 일진전기의 매출원가를 분석해보면 일반에 알려졌던 전기동 가격 상승은 실적 부진의 큰 이유가 아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무제표 상에 드러난 일진전기의 매출액(1조173억원)과 매출원가(9298억원)를 비교하면 2010년과 큰 차이가 없다. 매출은 274억원 소폭 줄었고 매출원가는 9293억원(2010년)에서 단 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기동 가격 상승이 원가에 부담을 줬다면 매출원가가 크게 늘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실적 악화의 주범은 주로 '기타 영업비용'이 크게 늘면서 발생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하면서 영업과 관련된 파생상품 손실이나 자산처분 손익은 모두 기타 영업 부문으로 계상되고 이 수치가 나와야 비로소 영업손익을 도출할 수 있다. 일진전기는 기타영업부문에서 모두 13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고 이 수치가 순수 영업 부문의 이익(110억원)을 덮자 적자전환하게 됐다.

회사 안팎의 분석에 따르면 '기타영업 부문 손실'의 주요 내용은 주로 파생상품 손실과 신사업 부진으로 파악된다.

회사측 자료에 따르면 기타영업비용은 모두 321억원이었고 직전해(186억원)보다 130억여원 증가했다. 이 중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지난해보다 약 40억원 증가했다. 또 재고자산감모손실이 71억원 늘었고 무형자산(영업권) 손상차손이 39억원 발생했다. 투자부동산손상차손은 49억원으로 직전해보다 32억원 가량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 사업에 진출한 지 3~4년 되고 이들 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자 관련 자산을 손실처리했을 수 있고 이 때문에 적자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진전기 관계자는 "기타 부문은 환경 사업부이긴 한데 이 사업은 매출이 큰 사업이 아니다"며 "전선이나 전력시스템 사업에서 발생한 외환 헷지 비용이나 법인 전체에서 발생하는 금융 비용 등을 모두 기타 사업으로 몰아넣으면서 수치가 이렇게 나온 듯 하다"고 말했다.

물론 주력인 전선 사업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선사업부는 이익을 내기는 했으나 직전해 대비 반토막이고, 변압기 등을 만드는 중공업 부문(전력시스템)은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는 정도다. 다만 이들 사업은 부진했으나 실적을 적자로 전환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기타 사업이고, 주로 신규 사업 실패나 리스크 관리 실패가 회사를 적자로 몰아넣었던 주범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업계 같은 관계자는 "전선업이 올해 큰 폭의 성장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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