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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조달시장 새 창문이 열릴때 선점하라" 딤섬본드·면세·하이브리드채권 등 최초 발행..저금리 효과 '톡톡'

정준화 기자/ 김익환 기자공개 2012-05-02 15:22:25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2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금융권 최초의 조달방식을 잇따라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해 홍콩에서 발행한 딤섬본드가 그랬고, 올 4월 연이어 발행한 미국 면세채권과 하이브리드채권도 국내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조달방식이다.

CJ제일제당은 새로운 방식의 자금조달 시장이 열리면 재빨리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을 선점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딤섬본드와 면세채권은 조달금리가 2% 안팎이었다. 늘 새로운 조달방식을 활용해 '개척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낮은 금리를 추구하다보니 '달달한' 설탕을 파는 CJ제일제당이 금융권에서만큼은 '짠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 "윈도우가 열릴 때 선점하라"

CJ제일제당의 '살림꾼'인 도성원 자금파트장은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 '윈도우(window)가 열린다'고 표현한다"며 "이럴 때 선점하면 남들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CJ제일제당 IR팀에 근무하다 2009년부터 자금파트로 옮겨 새로운 방식의 자금조달을 주도한 인물이다.

도 파트장은 지난 달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행에 성공해 주목받은 면세채권에 대해 "자칫 발행이 어려울 뻔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면세채권은 미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우량한 기업들만이 발행이 가능하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는 유명하지만 미국에서는 국제신용등급도 없고 인지도도 낮아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CJ제일제당은 수 차례 검토 결과 미국에 진출한 우량한 기업이 신용보강을 해주면 발행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어냈다. 그는 한국산업은행 뉴욕지점에 찾아가 이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던 산은도 관심을 보였고, 결국 신용장(L/C) 보증을 받았다. CJ제일제당은 2억2000만달러 규모의 면세채권을 1.74%의 저금리에 발행할 수 있었다.

면세채권 발행뒤 8일이 지나 CJ제일제당은 다시 새로운 조달수단을 꺼내들었다. CJ제일제당 해외법인인 PT CJ 인도네시아(PT Cheil Jedang Indonesia)는 만기 30년의 사모 하이브리드채권 2000억원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5.77%로 개정상법이 시행된 이후 비금융 민간기업이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리드채권은 국제회계기준(IFRS)상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본확충 수단으로 관심이 크다.

도 파트장은 "지난 해부터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검토하며 홍콩기업들의 사례를 눈여겨 봤다"며 "하이브리드채권은 재무건정성을 높이고 자본확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이브리드채권은 발행뒤 5년이 지난뒤 한 차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그외 특별한 약정은 없다. CJ제일제당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지주들이 5%대 후반에서 6%대 초반에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금리에 발행했다는 것이 CJ제일제당 측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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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의 뚝심 "금리만 본다"

CJ제일제당이 새로운 조달채널을 구축하면서 절감한 금융비용은 연간 100억원에 달한다. 면세채권과 딤섬본드의 경우 발행금리는 1.74%, 2.2%다. 단순계산으로 CJ제일제당의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4%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안팎의 절감효과를 본 셈이다. 도 파트장은 "딤섬본드와 면세채권 발행으로 금융비용을 연평균 100억원 가량 절감했다"고 밝혔다.

가장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것은 자금파트에서 해야할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은 금융권에서 유명한 '짠돌이'로 통한다. 인맥, 네트워크 등을 떠나 철저히 '금리' 베이스에서 거래를 진행해온 탓이다.

도 파트장은 "자금팀의 조달 원칙은 발행할 수 있는 최저금리"라며 "우리와 거래하는 은행들은 이 원칙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말했다.

조달전략의 첫번째 원칙이 저금리인 까닭에 다양한 조달수단과 변수를 꼼꼼하게 검토한다. 하나의 딜을 매듭짓는 데까지 평균 6개월이 걸린다. 딜을 추진하는 동안에도 시장여건이 바뀌기 때문에 수시로 발행구조를 다시 짠다. 그러다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 딜은 이뤄진다.

지난 해 발행한 딤섬본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만해도 딤섬본드를 비롯한 위안화 채권 수요가 강해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찍을 여건이 형성됐었다. CJ제일제당 외에도 여러 국내 기업들이 이 시기에 발행을 노렸지만 CJ제일제당만이 유일하게 상반기에 발행했다. 딤섬본드를 중국 심양 시설투자비로 쓴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발행 승인이 빨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2.2%의 낮은 금리로 원하는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그는 "시장의 창문(Window)이 열렸을 때 누가 빨리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딤섬본드는 우리(CJ제일제당)가 지난 해 발행할 때만해도 2.2%에 발행을 했는데 그 이후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금리도 올라 지금은 3%대"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에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생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금리로 조달하기가 쉽다는 설명이다.

현재 12명으로 구성된 CJ제일제당 자금팀은 새로운 조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투자은행(IB)과 법률자문사와 자주 접촉한다. 국제금융, 국내금융, 리스크매니지먼트로 업무분장을 나눴다. 하나의 딜을 추진하는 데 1~2명이 전담한다.

도 파트장은 향후 조달 계획에 대해 "계획했던 해외 투자금 조달이 일단락된만큼 당분간 조달시장에 다시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을 위해 미국 아이오와주, 중국 심양,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테렝가누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중이며, 이를 위해 지난 해부터 총 6340억원 규모의 딤섬본드, 면세채권,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했다.

그는 그러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내년 조달 계획을 앞당길 수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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