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11일 0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기술투자 경영권 매각은 '신성솔라에너지 구하기'에 나선 오너 일가의 결단이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태양광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신성솔라에너지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의한 상태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이완근 대표가 보유 자산을 매각,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전지와 태양광시스템을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1977년 설립 이후 신성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며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 우리기술투자 등 국내외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완근 대표는 신성솔라에너지 지분 1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 세계를 덮친 태양광 업계의 불황은 신성솔라에너지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 2010년 28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신성솔라에너지는 1년 만에 22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6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간 영업손실이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연이은 적자는 결손금 누적으로 직결됐다. 2010년까지만 해도 278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던 신성솔라에너지는 이를 모두 소진하고 올 상반기 226억 원의 결손금을 기록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 역시 2010년 462억 원에서 올 90억 원으로 감소했다.
드리워진 먹구름이 사라질 전망이 없음에도 불구, 이완근 대표는 태양광 사업에서 승부를 내기로 결정했다. 신성솔라에너지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가장 먼저 이뤄졌다. 신성솔라에너지는 보유 중이던 한국실리콘 지분(1.6%) 등 자산을 매각, 현금 확보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될 이번 유증 참여를 위해 사재를 털어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성솔라에너지 지분 20.1%(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한 이 대표는 지분 비율대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최소 52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주주들이 100% 증자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태양광 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팽배해진 탓이다. 따라서 실권에 대비해야 한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 대표 등이 추가 자금을 마련해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이 과정에서 우리기술투자 매각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물론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이 대표가 우리기술투자를 매각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신성솔라에너지를 회생시키기 위해 계열사 매각도 불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성솔라에너지와 우리기술투자의 결별 징후는 몇달 전부터 포착됐다. 신성솔라에너지의 자회사인 에스에이치씨가 지난 6월부터 우리기술투자 지분 전량(1.4%)을 매각했고, 신성솔라에너지도 지난 달 우리기술투자 지분 전량(6.4%)을 처분했다. 매각 명목은 현금 확보였지만 경영권 매각에 앞선 정지 작업이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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