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 '유럽공략 선봉' 스페인 수출 난항 초고압케이블 계약 만기연장만 거듭..유럽진출 계획 차질
양정우 기자공개 2013-02-21 17:04:2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1일 1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전기가 유럽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삼았던 초고압케이블 수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스페인과 맺었던 공급계약이 만기 연장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시장을 토대로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전기는 스페인 전력청(Spain Endesa)과 318억 원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공급 계약에 대해 만기연장 협의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 맺었던 132KV 및 220KV 초고압케이블 공급 계약으로 이번이 두 번째 만기 연장 협의다.
해당 계약은 스페인 전력청이 발주하는 초고압케이블 물량의 50%를 일진전기가 공급하는 내용이다. 애초 2009년 11월 20일부터 2012년 1월 1일까지 계약이 맺어져 있었지만 이후 만기를 2012년 12월까지로 한 차례 늘렸다. 이번에는 2013년 12월까지로 만기를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진전기에 따르면 총 계약금 318억 원 중에서 현재까지 공급한 물량은 31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공급한 금액은 단 1억 원에 그쳐 사실상 계약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기본적으로 납품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일진전기 탓은 아니다. 유럽재정위기로 스페인 정부 자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페인 전력청이 초고압케이블 주문을 미루고 있다. 만기 연장에 실패하더라도 스페인 전력청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일진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일진전기가 만기 연장에 매달리는 이유는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던 장기 전략이 틀어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일진전기는 전선 산업의 본고장인 스페인을 토대로 유럽 전역에 사업 전선을 확대하려는 장기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었다. 만약 스페인과 계약이 무산되면 한동안 유럽시장 진출은 '머나먼 꿈'이 돼 버릴 수도 있다.
지난 2009년 스페인 전력청과 계약을 체결할 당시 최진용 대표는 "스페인 전력청 수주는 일진전기 초고압케이블의 품질을 세계적으로 공인 받은 것으로, 이번 수주를 계기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2011년까지 유럽수출액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럽시장 진출 무산은 일진전기가 초고압케이블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도 불안감을 준다. 일진전기는 국내 초고압케이블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이유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상태였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초고압케이블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전선 업황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올해 실적이 나아지리라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럽 시장 진출 전략으로 스페인과 계약을 맺었던 만큼 스페인 전력청과 만기 연장을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진전기의 전체 매출액에서 80%를 차지하는 전선 부문은 나선과 초고압케이블을 주요 제품으로 하고 있다. 전선 부문 총 매출 중에서는 나선이 60%, 초고압케이블이 40%다. 일진전기는 나선이 중·초고압케이블에 들어가는 원재료로 부가가치가 낮다는 점을 들어 지난해부터 초고압케이블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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