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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허재명 '2차 교통정리' 잘 될까 일진LED 설립, 외형·손익·재무 '울상'..필수조건 '상장' 차질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3-04-15 14:36:32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5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LED가 저조한 실적으로 설립 첫해를 마무리하면서 일진그룹의 2차 후계구도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질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에는 일진LED의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린 후 상장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이나 일진LED의 실적을 놓고 볼때 1~2년 내에 상장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진LED는 지난 9월1일 일진머티리얼즈가 LED에피·칩 사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100% 자회사다. 계열사 일진반도체가 운영해왔던 패키징(Packaging) 사업도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가져왔다. 일진그룹은 당시 "그룹의 LED사업 강화를 위해 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진LED 설립을 일진그룹의 '2차 후계구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봤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에게 물려줄 계열사들의 지배구도 완성을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과거 일진그룹은 허 회장의 장남 허정석 대표(일진홀딩스)의 후계구도 완성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2006년 일진중공업을 일진전기에 흡수하고 일진전기 및 일진다이아 사업부 일부를 물적분할해 일진홀딩스를 설립했다. '일진홀딩스→일진전기→일진다이아몬드→일진디앤코'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그려지면서 허 대표의 완전한 지배력이 완성됐다.

업계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에서 일진LED를 떼어낸 움직임을 같은 목적으로 봤다. 일진그룹이 일진반도체를 일진머티리얼즈로 흡수합병한 후, 물적분할 방식의 일진LED 설립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진홀딩스'와 주체만 달랐지 사전작업이 흡사했다. '일진LED→일진머티리얼즈→일진디스플레이→기타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도를 완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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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의 이 같은 생각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합병비율 산정 회계기준일을 정정하라는 금감원의 명령이 내려지면서다. 하지만 실제로는 주식 교환 비율에 불만을 품은 일진반도체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이 막혔다는 얘기가 들렸다. 일진반도체의 주요 주주에는 허진규 회장의 사위 김하철 대표이사가 앉아 있다.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진그룹이 선택한 길은 물적분할로 일진LED를 우선 설립하고 일진반도체의 LED 사업부를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가져오는 방안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일진LED가 설립되면서 '2차 교통정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비록 처음 그렸던 밑그림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완성 작업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지주사 격으로 내세우기 위한 일진LED 설립을 이미 마무리한 만큼, 향후 일진LED를 상장하는 방식으로 나머지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지배구도 완성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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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위해 필수조건으로 거론되는 지주회사 일진LED의 상장 작업이 예상보다 지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계구도 완성 작업에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일진LED의 손익이나 재무상태가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공적으로 IPO를 하기 위해서는 외형이나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일진LED가 기록한 손익은 매출 96억 원에 영업손실 56억 원이다. 61억 원대 당기순손실도 냈다. 손익 저하가 뚜렷해지며 운용자금으로 차입을 끌어온 탓에, 부채가 물적분할 당시(63억 원) 보다 3.5배 가량 상승한 215억 원으로 늘었다.

일진 LED의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9월 설립 이후 단 4개월간 실적 및 재무상태 변동이란 점에서 부담이 크게 거론된다. 더불어 장기 전망도 그리 밝게 거론되지는 않는다. 업계관계자는 "올 한해 LED 업황 전망을 볼 때 일진그룹의 일진LED 상장을 통한 허재명 대표의 '2차 교통정리'가 상당 시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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