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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일가, 디스플레이 'BW'로 588억 차익 시설자금 조달→BW발행→차입금으로 조기 상환→BW매입 소각 수순

양정우 기자공개 2013-04-16 09:40:34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6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그룹 일가가 일진반도체를 통해 일진디스플레이 신주인수권을 사고 팔면서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 과정을 보면 그룹 오너 일가가 아니었다면 막대한 차익이 가능했을 지 의문이 드는 단계들이 있어 주목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반도체는 올해 1월 23일 보유하고 있던 일진디스플레이 신주인수권 388만419주 중 298만9507주를 480억 원에 일진디스플레이에 매각했다. 일진반도체가 이 신주인수권을 최초 인수한 추정 가격은 24억 원(이론 가격 주당 806원)가량으로, 약 456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일진반도체는 일진그룹의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첫째 딸인 허세경씨가 지분 17.53%를 보유하고 있다. 첫째 사위인 김하철 일진반도체 대표이사가 17.53%, 일진머티리얼즈(차남 허재명 지분 62.81%) 가17.53%, 허 회장이 5.84%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일가의 총 지분은 58.43%다.

최대 주주로 지분 38.95%를 보유하고 있는 센맥스 인베스트먼트(SENMAX INVESTMENT LIMITED)도 그룹 일가의 지배력 안에 있는 회사로 알려졌다. 증권사 연구원은 "센맥스 인베스트먼트도 일진그룹 계열사인 아이텍 인베스트먼트(일진홀딩스 지분 70%)처럼 그룹 일가의 영향력 안에 있는 투자 회사"라고 말했다.

일진반도체가 신주인수권 매매로 거둔 400억원대 이익은 일진반도체의 한 해 매출보다 많은 이익이다. 일진반도체는 지난해 15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그 이전해는 2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진반도체는 이 외에도 나머지 신주인수권 보유 물량(89만912주)을 행사해 더 많은 이익을 남겼다. 당일 일진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주당 1만9900원까지 치솟은 상황이어서 행사가격이 주당 5051원인 점을 고려하면 간접적으로 132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최근 주가는 2만2500원을 넘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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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일가의 대박 스토리는 일진디스플레이가 지난 2010년 2월 24일 BW(제17-1회 및 제17-2회)를 발행하면서 시작한다. 280억 원 규모의 BW는 더블유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됐고, 곧이어 3월 2일 일진반도체는 신주인수권만 분리해 전량을 사들였다.

당시 일진디스플레이 측은 신규시설투자를 위해 BW를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진디스플레이는 2009년 말 기준 부채비율 81%(부채총계 323억 원, 자본총계 383억 원)로 뛰어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일진그룹이 뒤에서 버티고 서 있었다. 굳이 오너가 지분 감소 리스크를 떠안고 BW를 발행할 이유는 없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조기상환 금지 기간인 1년이 지나자, 2011년 8월 25일 BW 전액(286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상환 자금은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지난 2011년 단기차입금(1169억 원)과 장기차입금(114억 원)을 크게 늘렸다. 전년(168억 원, 20억 원) 보다 각각 596%, 470% 급증한 수치다. 사실상 BW 발행은 시설투자자금과 차입금을 연결한 중간 다리에 불과했다.

일진디스플레이가 올해 초 일진반도체의 신주인수권 298만9507주를 480억 원에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오간다. 일진디스플레이는 매입한 신주인수권을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이 나오자 오너 지분 감소의 우려가 있었던 BW부터 서둘러 정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577억 원으로 전년 223억 원 대비 159% 늘었다. 이는 지난해 터치스크린패널(TSP)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307억 원) 보다 109% 증가한 641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 신주인수권 대금으로 480억 원을 지불하면서 현금성 자산은 97억 원으로 줄어 들었다. 최근 5년 사이 최저 액수다. 이를 발판 삼아 대주주는 지분 감소를 피하게 됐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허진규 회장이 최대 주주로 지분 26.21%를 보유 중이고, 일진제강(지분 11.83%) 등 그룹 계열사들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일진반도체가 일진디스플레이 신주인수권으로 큰 이익을 얻은 건 맞다"며 "하지만 일진디스플레이 경영진의 노력으로 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결과일 뿐, 오너 일가와 관련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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