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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AK S&D 주식평가도 '둘쑥날쑥' 7개월전 오너에게 6963원에 샀다가 합병거래에선 1384원으로 평가

문병선 기자공개 2013-04-25 11:35:53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5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AK S&D의 주식가치를 평가하면서도 과거 계열사 내부거래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는 평가액을 합병을 위한 주식가치로 사용했다. 과거 계열사 내부 거래 가격과 약 다섯 배 차이를 보였지만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애경산업의 분할합병 안에 대한 가격 적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AK홀딩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애경산업 투자사업부문 합병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AK홀딩스에 넘길 AK S&D 주식 1주의 가치를 외부평가기관의 적정성 평가를 거쳐 1384원으로 도출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의 투자(제주항공, AK S&D, AK켐텍)사업부문 가치를 구했고 AK홀딩스와 합병비율을 도출했다.

이 가격은 그러나 외부평가기관의 '적정' 평가에도 불구하고 과거 계열사와 그룹 오너간 거래 가격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파악됐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부문 부회장 등 3인은 이보다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말 애경산업에 주당 6963원을 받고 AK S&D의 주식을 매각한 적이 있다. 거래 가격만을 놓고 따져보면 약 6개월만에 1주의 주식 가치가 80% 뚝 떨어져 거래가 이루어지게 됐다.

평가방식의 차이가 짧은 시간이지만 가격의 간극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이 2012년 10월31일 특수관계자(채형석, 채동석 등)로부터 AK S&D 지분을 매입했고 이는 특수관계자간 거래로, 상속세및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액을 기준으로 거래가액을 결정했다"며 "상증법상 평가기준일 전 3개 사업연도가 계속 결손이어서 자산가치로만 평가했기 때문에 6963원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오너와 계열사간 AK S&D의 주식 거래 가격을 결정할 때는 자산가치로만 가격을 구했다.

하지만 이번에 AK홀딩스와 애경산업 투자사업 부문간 합병을 위해 가격을 구할 때는 미래 수익가치를 포함한 주식 가격을 구했다. 모두 당시 상황에 따른 적법한 가치평가 방식을 사용했지만 왜 이토록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평가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다른 합병비율 평가 방법이나 다른 제반 가정이 사용될 경우 합병비율의 검토 결과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될 수 있다"면서도 "관련 규정에 위배되어 가격이 산정되었다는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AK S&D는 이전해 3개 사업연속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으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보면 2011년은 자본총액(2303억원)이 자본금(2435억원)보다 132억원 적었다. 2010년은 자본총액(2253억원)이 자본금(2435억원)보다 182억원 적었다. 2009년은 자본총액(2133억원)이 자본금(2435억원)보다 302억원 적었다. 자본 건전성이 심하게 침해돼 있진 않았으나 소폭의 결손을 그대로 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째됐든 거래일이 2012년이었고 그 이전해 3년의 재무상황을 반영해 주식 가치평가를 진행했으므로 자산가치로만 가격을 구하는 게 규정상 적절했다는 평이 가능하다.

그러나 AK S&D는 2011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인데 더해 2012년 역시 자본잠식이었다. 2012년의 경우 자본총액(1762억원)은 자본금(2035억원)보다 273억원 적었다. 따라서 거래일이 2013년이라도 역시 그 이전해 3년이 결손이었으므로 자산가치로 가격을 구해도 되지만, 애경그룹은 평가방식을 바꾸어 가격을 도출했다.

삼덕회계법인은 이에 대해 "과거 거래 가액이 상증법에 의한 1주당 자산가치 평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미래의 수익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아니한 거래로 판단돼 당 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에서 가치조정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결과 이번에 애경그룹이 도출한 AK S&D의 주식가치와 과거 오너가 계열사에 판 거래 가격에는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채형석 회장 등 3인은 애경산업에 이 주식을 총 30억여원을 받고 매각했다. 애경산업은 이 주식을 산 지 6개월만에 매입 가격보다 훨씬 밑도는 값을 매겨 다시 지주회사(AK홀딩스)에 넘길 예정이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적법하게 평가됐더라도 현재의 상증법 등 주식가치 평가 방식은 해석의 여지를 많이 둔 규정"이라며 "똑같은 주식을 두고도 어떻게 조문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게 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식가치를 구할 때 회계법인이 제시받는 자료는 회사측 자료가 대부분"이라며 "회사측의 의도와 달리 평가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방식으로 가격을 매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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