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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BW 발행 러시 '씁쓸'

김동희 기자공개 2013-05-13 07:40:58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늦어도 오는 8월부터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채권과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분리해 별도로 거래할 수 없게 된다.

그 동안 상장기업, 특히 코스닥기업들은 주로 분리형 BW 발행을 선호했다. 투자자에게 조기상환(풋옵션)과 워런트 등의 조건을 제공하는 대신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대주주가 헐값에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BW 발행 후 투자자로부터 행사가격의 5%수준에 워런트를 넘겨받아 지분을 늘린 것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없이 이자와 워런트 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경영진은 싼 값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자 편법적인 BW 발행도 등장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BW 발행 대금을 사용하지 않고 조기 상환하겠다는 질권 설정후 워런트만을 되사오기 위해 BW를 발행하기도 했다. 워런트를 확보한 후에는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려 신주 행사 주식을 더 늘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분리형 BW가 대주주의 편법 증여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감독당국이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한 직접적인 이유다.

최근 국내 상장기업들이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나온 발행 결정 공시는 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했다. 발행 규모도 30% 가까이 늘었다. 지난 4월 한 달에만 33개 기업이 2309억 원을(36건)을 발행했으며 5월에도 발행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같은 회사가 시차를 두지 않고 2~3차례 발행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기회만 되면 편법을 불사해 지분을 늘리겠다는 수요가 여전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 최근 발행에 나선 기업이 모두 대주주의 지분 확보만을 노리고 BW를 매출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기업들이 분리형 BW를 활용해 시장을 교란하고 주주들에게 직간접 피해를 입힌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배 밭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최근 기업들의 막바지 BW 발행 러시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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