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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조현민 '경영시험대' 합격점 받을까 [저가항공사의 명암 ⑤]톡톡 튀는 마케팅 주도...결손금 털기·성장재원 마련 과제

김익환 기자공개 2013-12-18 08:20:28

[편집자주]

저가항공사(LCC)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노선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적자가 쌓이며 휘청이던 부진의 세월에서 탈피해 항공시장에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경착륙 리스크도 존재한다. 누적된 부실은 저가항공사에게 큰 짐이다. 일부 저가항공사는 대주주 리스크도 짊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Air Asia)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서며 경쟁이 격화될 조짐도 엿보인다. 기로에 선 저가항공사가 산적한 숙제를 풀 체력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3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는 종종 유니폼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다. 지난해 한진그룹 오너 3세 조현민 진에어 전무와 김도균 여행정보업체 대표간 트위터 설전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진에어의 상의 유니폼이 짧아서 민망하다. 승무원이 고객짐을 올려주다보면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고 꼬집자, 조 전무는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발끈했다. 진에어 유니폼은 청바지와 셔츠로 구성 돼 있으며 조 전무가 디자인을 담당했다.

'유니폼 해프닝'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조 전무는 마케팅업무에 주력하며 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덩달아 실적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진에어는 그간 누적된 손실의 흔적을 지우는 데 잰걸음을 걷고 있다. 조 전무와 진에어가 고공비행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 오너 3세, 사내이사 등기...실적 가시화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조현민 진에어 전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 전무는 LG애드를 거쳐 200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후 고속승진해 현재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로 재직하고 있으며 진에어 마케팅본부장도 겸임하고 있다. 올해 4월 17일 진에어 사내이사로 등기하며 한진그룹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2008년 출범 때부터 진에어에 몸담았던 조 전무는 진에어의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세계 항공사 최초로 청바지차림 승무원이 기내 서비스를 제공한 게 대표적이었다. 일부 국내선을 10번 이용하면 1번은 무료로 탈 수 있는 '나비포인트' 제도와 e스포츠 마케팅도 조 전무의 아이디어. 객실승무원으로 직접 나서는 등 톡톡 튀는 마케팅 지원 활동으로 진에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조 전무는 다양한 이벤트로 진에어가 입소문을 타며 시장에 안착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8월에는 해외 여행 전문 매체 '스마트 트래블'이 집계한 아시아 LCC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처음 출범할 때부터 조 전무가 젊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심는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해왔다"며 "'나비포인트' 등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 결손금 털어내기 '초읽기'...운영리스, 성장재원 마련 '걸림돌'

조 전무가 직면한 향후 과제는 크게 2가지다. 부실 털어내기와 성장재원 마련이다.

진에어는 초기 시장 안착에 애를 먹으며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2008년, 2009년 각각 124억 원, 125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결손금이 쌓여갔고 덩달아 완전자본잠식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적자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초기 무더기 적자로 2012년말 결손금이 137억 원에 달하고 자본잠식률은 50.6%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1281억 원, 2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흑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추정치)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000억 원, 13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순이익 규모는 11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결손금도 137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흑자가 이어진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결손금을 털어내고 부실의 흔적을 말끔히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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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LCC처럼 운영리스도 진에어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진에어는 대부분의 항공기를 운영리스 방식으로 조달했고 1대를 금융리스로 마련했다. 운영리스는 금융리스와 달리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고 관련 운영리스료를 손익계산서에 영업비용 형태로만 잡고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등은 운영리스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만 정확하게 재무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신용평가 때 운영리스를 실제로 자산 및 부채로 반영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말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2183.8%까지 올라간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제외하면 운영리스를 자본화했을 때 LCC 가운데 진에어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 이 탓에 새로운 차입채널을 구축하는 게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에어가 항공기구매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성장재원을 마련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평가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 재무구조는 일정수준 수익을 창출해 영업을 하는 것은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성장을 위해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성장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지 대주주 대한항공에게만 의존할 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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