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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유유제약, 같은 집안 다른 행보 유유제약, 3세경영 막 올라...유한양행, 전문경영인체제 유지

장소희 기자공개 2014-01-20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6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형제기업인 유한양행과 유유제약이 경영체제 면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뜻에 따라 철저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유 박사의 동생인 유특한 회장이 세운 유유제약은 3대에 걸쳐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최근 유원상 상무이사를 영업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유 부사장은 유유제약 창업주인 고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승필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를 거쳐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이사로 입사했다.

유 부사장은 유유제약 지분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 1999년 1.61%에 불과했던 지분은 올해 1월 2일 기준으로 9.76%(70만 9631주)까지 늘었다. 유 부사장은 지난해에만 16차례에 걸쳐 지분을 사들였고 우선주까지 더한 전체 지분율은 8.02%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유 부사장의 승진으로 유유제약이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돌입했다고 풀이했다. 유유제약은 유특한 회장이 형인 유일한 박사가 세운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다가 1941년 독립해 유한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세운 회사다. 현재는 유 전 회장의 아들인 유승필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고 손자인 유 부사장으로 다시 한번 경영권이 승계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유제약 지분소유현황

유한양행 지분소유현황

반면 형제기업인 유한양행은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최초로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한 곳으로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는 196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에 회사를 맡겼다. 이후 총 9명의 유한양행 공채 출신 CEO가 경영을 맡아왔다.

유 박사의 유언에 따라 유한양행의 소유구조에도 유족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유 박사 타계 당시 전 재산은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부됐고 2012년 말 기준 유한재단이 15.4%, 유한학원이 7.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 받는 배당금은 사회공헌활동에 쓰이고 있다.

소유구조가 명확해 경영권 강화나 승계 필요성도 없다. 덕분에 유한양행은 최근 제약사들 사이에 불고 있는 지주사 전환 바람에도 휩쓸리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선대 회장의 뜻을 지켜가고 있는 유한양행은 소유구조가 명확해 지배구조 이슈가 거의 없는 곳"이라며 "형제가 세운 두 회사가 각기 다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평했다.

경영 성과 측면으로 봤을 때도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 체제는 유유제약의 오너경영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유일한 박사가 기틀을 잘 잡아두었고 업력도 유유제약보다 오래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제약업계를 선두하는 지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매출액 1조 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유제약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지난해 들어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다. 3월 결산법인인 유유제약의 지난해 반기 기준 매출액은 302억 원, 영업이익은 3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반기 기준으로 총자산은 919억 원, 자기자본과 부채총계는 각각 694억 원, 224억 원 규모로 약 3000억 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유한양행과 비교했을 때 재무여력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유제약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멍 치료제 '베노플러스-겔' 매출액을 절반 가까이 키우는 등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3세 경영인 체제에 들어간 유유제약이 변화와 성장을 이어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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