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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 종업원 지주제 활용..사업분할 배경은? 15년 전 FA사업부 분리 경험…구조조정 동시에 고용승계 가능

권일운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4-04-09 09:2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7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테크윈이 16년 만에 다시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를 이용해 사업부를 떼낸다. 공장자동화(FA) 시스템 사업부 분할 당시에는 IMF 사태라는 외부 요인이 작용했지만, 이번 반도체부품(MDS) 사업부 분할의 경우 자발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를 도출해 냈다.

삼성테크윈의 전신인 삼성항공은 지난 1998년 공장자동화(FA) 시스템 사업부를 종업원 지주회사로 전환해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IMF 사태 당시 삼성항공이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FA사업부 분할을 결정했고, 252명의 소속 엔지니어들이 모여 FA사업부를 인수했다.

당시 삼성테크윈에서 분사된 FA사업부는 시가총액 7000억 원대의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에스에프에이(SFA)가 됐다. FA부문에서의 기술력을 토대로 디스플레이와 물류 시스템 사업 등에서 성공을 거두면서다. 종업원지주회사라는 특성상 최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탓에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거론될 정도로 실적이 빼어난 회사로 거듭났다.

종업원 지주회사는 이처럼 대기업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거나,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부를 구조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여 왔다. 해당 사업을 폐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고용승계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선택과 집중'에서 제외된 사업을 택해야 한다는 점은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의 한계다. 또한 임직원들이 십시일반한 종자돈으로 분할된 사업부를 인수하거나 영업양수도를 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자산 규모가 작은 사업부라면 적은 자본금만 마련하더라도 사업부를 떼어 갈 수 있지만, 반대로 자산이 많아 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이런 구조 탓에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는 사업부의 가치평가를 놓고 회사와 직원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산은 시가 평가가 아닌 상속 및 증여세법에 따른 가치평가를 할 경우 가격을 낮출 여지가 있지만, 부채를 얼마나 떠안고 가는지에 따라 해당 사업부의 가치가 들쭉날쭉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삼성테크윈의 MDS 사업부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사와 직원 대표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최대한 손실을 줄이고, 직원 측은 가급적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와 직원들이 위로금 액수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이유도 상당 부분 여기에 있다. 고용 안정이 절실한 직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출자할 자본금이 많아질수록 실질적으로 수령할 위로금이 적어지는 까닭이다. 특히 '계륵'이 된 사업부에 퇴직금이나 퇴직 위로금을 털어 넣어야 한다는 점도 직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대기업이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로 사업 구조조정을 한 사례는 SK그룹에서 찾아볼 수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를 종업원 지주회사에 양도했다. 양수도 대금은 28억 원으로 30여 명의 직원들이 공동 출자해 마련했다.

SNS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는 한때 3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최근 수년간 급격히 사세가 추락했다. SK컴즈의 '앓는 이'로 전락한 싸이월드는 타 계열사 이전과 서비스 폐지 방안 등이 검토돼 왔다. SK컴즈는 결국 지난해 말 싸이월드를 종업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SK컴즈는 이에 앞서 50여 명이던 싸이월드 담당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종업원 지주회사 참여를 의사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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