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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해운 울린 신평사, 다음 타깃은 '캐피탈사'? [Market Watch]자산건전성·수익률 하락 '이중고'…낮아진 대주주 지원 여력도 한몫

민경문 기자공개 2014-04-16 10:48:22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캐피탈사가 운용 수익률 하락과 자산 건전성 악화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두산캐피탈,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일부 A급 캐피탈사들의 경우 재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A급 회사는 재무 지표상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지만 가계대출 비중이 높거나 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에 한해서 신용도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KT ENS의 법정관리 사태는 모회사의 재무 지원 가능성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캐피탈사에 대한 우려를 한층 배가시켰다.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를 앞두고 건설, 해운 등에 이어 캐피탈업계가 떨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자산건전성·수익률 하락 '이중고'…금리 상승 시 조달 비용 확대

2000년 중반까지 4~5%(자산이익률 기준)의 고수익을 내던 캐피탈사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 건전성 저하, 규제 강화 등에 시달려 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캐피탈사의 운용 수익률은 8분기 연속 하락세다. 할부 취급 수수료가 폐지되고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진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동안 낮은 조달 비용이 수익 감소분을 상당 부분 흡수했지만 양적 완화 가능성은 이마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금리가 올라갈 경우 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운용자산 감소와 함께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금 등 대고객 부채가 없는 캐피탈 업종의 한계이기도 하다.

은행 고객에 비해 가계의 신용도 및 상환여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영업자산의 부실화 위험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영업자 및 가계의 부실화 가능성은 연체 자산 및 고정이하 자산 증가로 이어져 캐피탈 사의 대손 비용 부담을 확대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용도 면에서는 대기업 또는 은행계열로 대주주의 지원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AA급 회사들이 A급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KT ENS 사태가 변수가 됐다. 계열사에 대한 모기업인 KT의 '꼬리자르기' 논란이 일면서 신용평가사들도 이를 달리 보기 시작한 것이다. 사업 연계성 여부를 두고 모기업이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등급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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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캐피탈 신인도 하락 뚜렷…업계 2위 아주캐피탈 자본적정성 저하 추세

개별 기업별로는 두산캐피탈(A0)의 실적 저하가 가장 눈에 띈다. 2012년 국내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1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3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자산이익률(ROA) 역시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신 건전성의 기초가 되는 1개월 이상 연체 채권비율의 경우 무려 15.8%(2013년 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에 이르고 있다. 1년 전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악화된 수치다. 손실 완충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의 경우 56.31%로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경영권 매각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룹 내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인수합병(M&A) 이후 사업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 르노 자회사로서 자동차 금융에 주력중인 RCI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A+)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캐피탈의 경우 연체율 산정 총채권(관리 자산 기준)이 급속히 줄면서 성장성이 정체를 맞고 있다. 수익성 역시 계속 하락 추세다. SC캐피탈은 진행중인 매각 작업이 마무리돼야만 영업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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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오토리스(A0)는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연체율(1개월 이상)이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7.76%로 전년 대비 2% 이상 높아졌다. 대손충당금 커버리지비율도 68%대로 충분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달 신용등급 하향검토대상 기업에 등재된 만큼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 과정에서 등급 조정이 유력해 보인다.

효성캐피탈(A0) 역시 높은 연체율(5.75%)과 관리 자산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계열사를 사금고화하는 등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산 기준으로 현대캐피탈에 이어 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A+)은 지난 3년간 조정 자기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1년 14.91%에서, 2012년 14.73%로 줄더니 지난해는 14.29%에 그쳤다. 시장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양호한데 그룹의 매각 결정 이후 상대적으로 신인도가 디스카운트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캐피탈(A), 무림캐피탈(BBB+), 아프로캐피탈(A3+), 동부캐피탈(A3-) 등에 대해서도 사업 안정성과 위험관리 능력 여부를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AA급 역시 가계대출 비중 및 대주주 지원 여력 따라 신용도 엇갈려

AA급 캐피탈 사는 재무지표 측면에서 A급보다 나은 편이지만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동부증권 박정호 연구원은 "신한캐피탈(AA-)과 산은캐피탈(AA-)의 자산건전성 개선세가 두드러졌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박금융 등 부담요인이 잠재돼 있어 추세적인 개선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롯데캐피탈(AA-)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AA-) 등 가계대출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들의 경우 동일등급 대비 건전성 지표는 다소 열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은행권으로부터의 부실 자산(NPL) 양수가 건전성 지표를 다소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KT캐피탈(AA-)은 KT오토리스와 마찬가지로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된 상태다. 유사 시에 KT ENS와 마찬가지로 KT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는 점은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조정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KT의 매각 여부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캐피탈사 신용평가에 대해서는 조달 비용 증가추세와 1년 내 만기도래 차입금 비중, 고정이하자산 대비 충당금 커버리지, 대주주 지원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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