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외식업 리포트]로즈힐·카프리쵸사·크루통…한일시멘트家의 성패2006년말 의욕적 진출 불구 대부분 접어..모그룹 후광에 자금력 탄탄

문병선 기자공개 2014-05-13 09:38: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8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천 서울랜드길을 따라 올라가면 놀이기구가 훤히 보이기 시작하는 언덕이 있다. 널찍한 주차장에 자리잡은 '장미의 언덕(로즈힐)' 자리다. 서울랜드 고객에겐 꽤 비싼 한우레스토랑이지만 주말이면 자리가 많지 않을 정도로 단골도 많다. 이 레스토랑을 서울랜드(옛 한덕개발)가 아닌 한일시멘트 오너 일가가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과천 장미의언덕 전경
과천 장미의 언덕 로즈힐 1호점
허남섭 현 한일시멘트 회장의 외식사업에 대한 열정은 2006년 말 뜨겁게 달아 올랐으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는 '아이리스컴퍼니'라는 서울랜드 내에서 식음료 매장 및 기념품 매장 등을 운영하던 조그만 회사의 자본을 크게 늘리는 작업을 단행했다. 서울랜드 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2006년 말 아이리스컴퍼니에 출자한 금액만 당시 약 240억 원가량에 달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외식사업의 확장에 쓰였다. 아이리스컴퍼니는 그 해부터 캘리포니아피자키친(CPK;California Pizza Kitchen), 카프리쵸사(Capricciosa), 로즈힐(Rose Hill), 크루통(Crouton) 등 외식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했다. 로즈힐도 그때 설립됐다.

이 중 CPK와 로즈힐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카프리쵸사와 크루통은 문을 닫았다. 영업중인 CPK와 로즈힐도 성공적인 외식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일부 매장을 의욕적으로 열었다가 철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잇따른 외식브랜드 론칭 이후 아이리스컴퍼니도 불과 2년여만에 자본 부족으로 서울랜드에 흡수합병됐다. 이후 로즈힐은 '㈜차우'라는 회사가, 서울랜드내 식당은 '㈜세우리'라는 회사가, CPK는 서울랜드가 각각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랜드 한 관계자는 "오너가 열정을 갖고 외식사업을 전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외식사업으로 별 재미는 못 봤다"고 했다.

한일시멘트가 외식업체 운영 현황

로즈힐과 CPK 등은 규모가 큰 외식 브랜드가 아니다. 국내 굴지의 식음료업 대기업과 비교하면 초라한 규모이지만 무시하지 못할 후광을 갖고 있다. 한일시멘트그룹이다. 특히 오너 일가의 외식업 관심은 지금도 식지 않은 것으로 보여 외식업계에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그룹으로 거론된다.

개성상인 가문으로 유명한 한일시멘트그룹은 허채경 선대회장이 창립했다. 허채경 선대회장은 5남1녀를 두었고 그 중 사남인 허남섭 회장에게 서울랜드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허채경 선대회장은 경기도 개풍 출신으로, ‘송방(松房)' 또는 ‘송상(松商)'이라 불리는 개성의 상업세력 후예로 알려져 있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인 녹십자까지 포함하면 적지않은 자금력을 댈 수 있어 언제든지 외식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일시멘트그룹이다.

지금까지는 별 재미를 못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랜드에서의 경험이 외식업에 자신감을 심어줬던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랜드는 푸드코트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투자, 의욕, 노하우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하지만 한일시멘트는 투자를 꺼려했고 노하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랜드에서 경리를 담당했던 이사가 외식사업 담당이었다"며 "외식사업을 수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특히 신도리코, 삼천리 등 개성상인들이 본래 사업을 놀랍도록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나가지만 이상하리만큼 사업다각화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영향도 없지 않아 보인다. 개성상인의 사업철학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사업을 조심스러워하고 보수적 투자스타일이 외식사업과 잘 맞지 않다는 평이다.

한일시멘트그룹의 경우 외식사업은 주로 허남섭 현 한일시멘트 회장이 주도했고 그의 장녀 허정미씨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의 부인 박아심(미국명 박제니에스)씨 역시 외식사업 의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허 회장은 지금은 한일시멘트 회장이지만 한창 외식사업을 확장해 갈때만해도 서울랜드 회장이었고 ㈜차우와 ㈜세우리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맡았다. 허 회장의 부인 박아심씨는 ㈜차우와 ㈜세우리의 감사를 지금도 맡고 있다. 허정미씨는 현재 ㈜세우리의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이런 이사등재 현황은 한일시멘트그룹의 외식사업 확장에 허 회장 일가가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피자키친 판교 아브뉴프랑점
캘리포니아피자키친 판교 아브뉴프랑점

최근 서울랜드는 외식사업보다 주사업인 레저 사업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일부 마트와 제휴해 실내놀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식사업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CPK는 작년말 판교 아브뉴프랑점을 오픈하는 등 더디지만 조심스럽게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지금은 5개 매장이 있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잘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있고 서울랜드 운영 경험을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