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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기업 자기주식 매입, 한진家 두 딸의 선택은 조현아·조현민, 지분 처분 시 후계구도 명확…사업분리 재원 확보 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14-07-14 09:24: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0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석기업이 자기주식 매입에 나선 가운데 주요 주주인 오너 일가의 주식 처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법인 주주의 요청 때문에 결정됐지만 필요에 따라 개인 주주들 역시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 특히 정석기업이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갖고 있는 지분의 향배도 관전 포인트다.

한진그룹 계열 부동산 관리업체인 정석기업은 최근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일부 법인 주주들이 자사주 매입을 요청해와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이달 22일 임시주주총회 이후 주식매수 청구 등 실무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석기업 법인 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48.28%)과 계열사 한진정보통신(0.6%), 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정석물류학술재단(10%) 단 세 곳 뿐이다. 법인 주주들 입장에서는 환급성이 낮은 비상장사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주식 처분 이유가 확실한 법인 주주와 달리 개인 주주들은 셈법이 훨씬 복잡하다. 정석기업이 그룹 지배구조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석기업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 이익잉여금이 2711억 원에 달하고, 한진칼과 ㈜한진 등 다른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와 비교해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이 높아 향후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후계 구도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정석기업 지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세 남매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거의 동등한 비율로 갖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1.08% 씩 나눠 갖고 있고, ㈜한진 지분율도 0.03%로 동일하다. 정식기업 지분율 역시 1.28%로 똑같다. 이 때문에 경영 승계의 무게 중심이 조원태 부사장에 쏠려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후계구도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팽팽한 후계 경쟁 구도가 조성된 상황에서 이번 정석기업 자사주 매입 이벤트는 세 남매의 지분율 균형이 깨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두 딸인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지분을 처분할 경우, 조원태 부사장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가 명확히 정리될 수 있다. 정석기업이 향후 한진칼이나 ㈜한진과의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는 계열사가 될 수 있는 만큼 지분 매각은 사실상 그룹 지배력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후계 구도에 대해 조원태 부사장이 대한항공 등 핵심 사업을 가져가고,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각각 호텔업과 저비용 항공사 진에어를 물려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향후 사업 분리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지주사 전환이라는 경영 당면 과제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후계 구도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세 남매의 정석기업 주식 처분 여부를 통해 현재의 팽팽한 경쟁 구도가 지속될지, 한 쪽에 힘이 쏠릴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석기업은 오는 22일 임시주주총회 이후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실무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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