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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삼청동길, 매매가 천정부지…임대수익 초점 ['길' 상권이 뜬다]삼청동·북촌·감고당·인사동 이어지는 대표 거리…전통 '퇴색' 비난도

고설봉 기자공개 2014-08-14 08:38: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2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길' 상권의 원조로 꼽히는 '삼청동길'은 2000년 대 중반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해졌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카페나 음식점들이 많지 않았다. 지금의 삼청동길 입구와 북촌길 일대에 위치한 갤러리들과 정독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고즈넉하고 조용한 동네분위기와 갤러리, 도서관이라는 문화 기반 위에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옥 등에 대한 관심이 어우러지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길 상권의 특징인 걸을 수 있는 골목과 그 주변으로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 그리고 액세서리숍이 들어서며 거리가 활성화 됐다.

요즘 뜨는 경리단길이나 상수동길처럼 2~3층짜리 양옥이 아닌 전통 기와와 나무로 만들어진 한옥들이 운치를 더하고, 도심에서 가까운 조용한 쉼터라는 인식이 퍼지며 젊은 직장인들의 데이트코스로 각광받았다. 종로구 동십자각에서 삼청터널까지 1.5㎞ 구간에 달하는 삼청동길은 이렇게 상권이 형성됐다.

삼청동길이 유명해지면서 인근의 북촌길과 감고당길 그리고 인사동길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그야말로 하나의 ‘코스'가 됐다. 특히 이 즈음 몰려들기 시작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서울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발돋움 했다.

삼청동길
'길' 상권의 원조 삼청동길. 빨갛게 표시한 부분.

이 즈음 삼청동길은 첫 번째 변화를 맞는다. 한옥을 개조해 식당이나 카페를 열던 초기와는 다르게 2000년대 후반부터는 게스트하우스, 공연장, 개인박물관 등으로 한옥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삼청동길 입구와 북촌길을 중심으로 한 갤러리(볼 것)와 공연장(들을 것)이 생겨나며 삼청동길 일대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갤러리에서는 늘상 전시회가 열렸고, 아담한 한옥에서 클래식과 국악이 연주되며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경복궁과 청와대 인근이라는 특성 탓에 개발에서 뒤쳐진 삼청동길 일대는 그야말로 문화특수를 누렸다. 거리를 찾는 사람들의 인종, 연령, 성별도 더욱 다양해졌다.

이 즈음 삼청동길 일대 상권이 본격화 하며 임대료 및 매매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삼청동길 내 C부동산 대표는 "200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3.3㎡ 당 매매가가 60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6000만 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월세도 거의 두 배 가량 올랐다. C부동산 대표는 "10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5배 정도 올랐다"며 "100㎡ 상가의 경우 지금은 보증금 1억 원에 월 600만 원 정도는 줘야 들어올 수 있다"고 전했다.

매매가와 임대료가 상승한 최대 요인은 상권의 팽창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삼청동길과 그 주변에는 4000여 곳의 미술관·박물관·화랑·영화관 등과 1300곳의 식당·카페가 밀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동길도 화랑과 공예품 상점 등을 중심으로 각종 가게 3000여 곳이 자리잡았다.

이처럼 밀집한 상권에 유동인구가 늘면서 삼청동길은 두 번째 변혁기를 맞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 카페, 상점들이 들어섰다. 이들의 등장은 지가상승으로 이어졌고,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낡은 빌딩들을 재건축해 상가건물을 대형화 하는 신축바람이 불었다.

특히 이 일대는 한옥보존지구로 빌딩매물이 귀해 그 몸값이 많이 치솟았다. 지난해 거래된 삼청동길 카페골목 내 한 중소형빌딩의 경우 3.3㎡ 당 거래가가 1억 2029만 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비교는 의미 없지만 강남역 인근 중소형 빌딩 거래가 보다 약 4000만 원 비싸게 팔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매가가 더 이상 오를 수 없을 만큼 치솟았다"며 "한옥보존지구로 묶여 더 이상 개발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세차익이나 권리금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꾸준한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처로는 아직 괜찮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부동산PB는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상권으로 삼청동길을 대체할 만한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없다"며 "꾸준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투자처로서는 아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삼청동 임대료

상가정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삼청동길 중반부 1층 66㎡ 상가의 경우 지난해 보증금 4500만 원에 월임대료가 230만 원 하던 것이 올해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임대료 250만 원까지 뛰었다. 권리금도 92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북촌길 인근 D부동산 대표는 "아직도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임대료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신축하는 빌딩은 주로 대형업체들이 임대를 많이 하고, 작은 한옥이나 이면도로 1층 매장이 개인투자자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삼청동길 일대가 발전하며 예전 한옥마을의 분위기가 많이 퇴색했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거리를 빼곡히 매운 대형프랜차이즈 매장과 한옥과는 어울리지 않는 내·외관 인테리어가 삼청동길 일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비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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