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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동부특수강 인수..포스코 '백기사' 나설까 비공식 SI 참여 요청, 실사 과정 논의 본격화 예상

김장환 기자공개 2014-09-30 08:13:09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9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포스코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 유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동부특수강 인수에 까지 겹쳐 자금 부담이 만만찮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를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할 수 있을지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태성 상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동부특수강 인수 태스크포스(TF)팀은 인수의향서(LOI) 접수 후 적격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본입찰을 앞두고 포스코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금력이 부족해 직접 인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FI 유치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포스코에 지원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앞서 포스코에 SI로 참여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하기 까지 했다. 이번 인수전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 인수 논의 과정에서 세아그룹은 포스코 측에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여부를 이미 물었다"며 "다만 본입찰이 아직까지 멀었기 때문에 양측이 본격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과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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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포스코를 끌어들이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력의 열세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공격적으로 동부특수강 인수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적다. 특히 같은 시기에 포스코특수강 인수전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금융권 차입, 회사채 등으로만 자금을 조달할 경우 그룹의 재무구조가 단번에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안은 FI를 유치해 재무구조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인수대금을 조달하는 방안이지만, 두 가지 딜(deal)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입찰 진행 과정에서 베일을 벗겨봐야 알겠지만 업계에서 보고 있는 동부특수강 매각가는 3000억~3500억 원, 포스코특수강은 1조2000억 원대다.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FI 유치를 동시에 성사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포스코를 끌어들이게 되면 동부특수강 인수 부담은 상당 수준 덜 수 있다. 경영권 지분은 세아그룹이 갖되 2대주주 지분을 확보한 SI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장기간 경영을 함께 이끌어나가자는 복안이다. 특히 SI는 기업공개(IPO) 등 방안을 약속받고 투자금회수(EXIT)를 고려해 들어오는 FI들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적자 경영을 유지하더라도 대규모 이율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 흑자 경영이 이뤄지면 수익을 분배하기만 하면 된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세아그룹의 동부특수강 인수전 지원을 벌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현대제철이 이를 가져가게 되면 연간 대규모 생산 선재 공급 물량을 고스란히 잃게 될 부담이 크다. 동부특수강은 포스코로부터 연간 50만 톤에 달하는 선재를 받아가고 있다. 포스코의 연간 선재 생산능력이 270만 톤이라는 점에서 보면 약 20%대 달하는 비중이 동부특수강 물량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가져가게 되면 선재 물량은 빠르게 현대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오는 2016년까지 100만 톤 규모의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봉강 60만 톤, 나머지 40만 톤은 선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봉강은 여러 분야에 쓰이는 산업재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할 수 있지만 선재는 얘기가 다르다.

국내 자동차 특수강 2차가공 부문에서 독보적 사업자는 세아그룹이다. 현대제철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상황에서 세아그룹이 현대제철 물량을 공격적으로 받아갈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세아그룹을 제외하고 나면 자동차 특수강 초보사업자인 현대제철은 40만 톤에 달하는 선재 물량을 받아갈 만한 납품처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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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동부특수강을 가져가게 되면 현대제철이 누릴 수 있는 이득이 크다. 40만 톤 선재 전량을 받아갈 수 있을 만한 사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화스너(볼트, 너트 생산)업체들을 거쳐 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생산·납품 수직계열화의 완벽한 완성이 가능하다. 동부특수강 인수에 욕심을 내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포스코 측에서는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결정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앞서 관계자는 "세아그룹 측에서는 포스코가 SI로 참여해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장기간 경영을 함께 해나가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거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포스코가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가 매각을 결정한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은 사업 영역이 전혀 다른 곳이다. 포스코특수강은 스테인리스 봉강 및 선재를 생산하고 있고 동부특수강은 선재를 받아 냉간압조용강선(CHO-Wire) 등으로 2차 가공하는 자동차 등 특수강 전문 업체다. 양측이 이름만 비슷할 뿐 생산하는 제품과 사업 영역은 전혀 다른 회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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