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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 첫 조달, 등급상향 초석 [Korean Paper]상대적 고금리에 12억달러 몰려…S&P 신종자본증권 발행시 상향 시사

한희연 기자공개 2014-10-17 10:49:1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5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재보험이 후순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해외 채권시장에 데뷔했다. 최근 선순위 한국물에 대해 피로감이 누적돼 있던 투자자들은 상대적 고금리를 가진 자본증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증권 발행으로 코리안리는 해외채 시장에 데뷔하며 홍보 효과를 누렸을 뿐 아니라 국제신용등급 상향 기대도 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영업 규모가 큰 코리안리의 사업 특성상 등급 상향은 향후 영업에 큰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들한 선순위 한국물 속 상대적 고금리 메리트 부각

코리안리재보험이 14일 밤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2억 달러를 발행했다. 원화와 외화를 막론하고 첫 자본시장 조달이었다. 회사 입장에서 데뷔 딜일 뿐 아니라 아시아 재보험사로서 일본을 포함해 최초의 후순위증권 딜이었다.

이번 증권은 유로본드(RegS)로 발행됐다. 형식적인 만기는 30년이지만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발행 후 5년부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붙어있는 구조다.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100bp의 가산금리(step-up)가 적용된다.

발행금리는 4.6%로 결정됐다. 이날 오전 코리안리는 아시아 시장에서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니셜가이던스는 4.875%(area)였지만 최종적으로 27.5bp 낮아진 수준으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최근 한국물 시장에서는 선순위채권보다 상대적 고금리인 후순위채권이 인기를 얻는 편이다. 선순위채권의 금리가 이미 많이 낮아졌다는 투자자 인식이 퍼지면서 프리미엄 요구는 거세졌다. 그 와중에 일부 은행들의 자본확충용 후순위채권이 나오면서 후순위채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아직 은행 후순위채권만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보험권 후순위 신종자본증권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코리안리는 재보험 순위로 전 세계 9위, 아시아에서 2위다. 크레딧 상으로 안정적이라 보여지는 발행사의 고금리 채권을 투자자들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사실 발행시장 상황은 썩 좋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앞으로의 성장 추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자본시장도 덩달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최근 자본증권이 인기가 많다고는 하지만 중국계 영구채 등도 많이 나온다고 얘기가 돌고 있어 물량 부담도 무시 못하는 상황이었다. 코리안리는 지난 13일 그나마 시장이 안정적으로 종료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14일 발행을 단행하기로 했다.

조심스러운 타이밍 결정이었지만, 주문 북은 발행금액의 6배인 12억 달러가 쌓였다. 아시아 2위 재보험사 답게 아시아 투자자들이 90% 이상의 주문을 넣었다는 후문이다.

◇ 자본확충 통해 국제신용등급 상향 기대

코리안리는 사실 연초부터 조달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다른 발행사와는 달리 자금이 필요해서 한 조달이기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바로 자본확충이다.

해외영업 규모가 큰 구조를 갖고 있는 코리안리에게 국제신용등급은 영업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재 코리안리의 자본구조는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는데 약 2억 달러 정도가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이 부분만 충족되면 A-에서 A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었다.

발행에 앞서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코리안리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S&P의 평가기준에서 코리안리의 자본은 BBB 등급에 필요한 수준에 비해 최대 15%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S&P측는 "(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건전성이 개선되면) 보험금지급능력평가등급, 발행자 신용등급, 채권등급 등 관련 모든 신용등급을 한 단계(one notch) 올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했다.

코리안리는 발행 주관을 JP모간과 HSBC에 맡기고 지난 6일부터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지에서 투자자 설명회도 개최했다.

외부차입을 하지 않았던 코리안리가 자본시장에 나오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봤던 질문은 역시 '왜 발행하느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넌딜로드쇼에 앞서 S&P가 코리안리 등급을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큰 도움이 됐다. 등급 상향 기대에 투자자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 분분한 금리 평가…대체로 '적정하다'

문제는 금리였다. 첫 발행이다 보니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금리가 없어 타깃 금리 설정이 어려웠다. 게다가 딜 구조 또한 기존 타 국가 보험사 증권과는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다. 투자하는 입장에서도 이 증권을 5년 짜리로 봐야 하는지, 10년 짜리로 봐야 하는지도 의견이 분분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발행금리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다만 대체로 데뷔딜의 특수성과 딜 구조의 차이점을 고려하면 적정한 금리에 발행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 A는 "구조는 다르지만 지난 주 발행됐던 일본계 보험사의 30년 증권과 중국계 보험사 증권의 등급이나 금리를 고려하면, 이번 코리안리 증권의 발행금리는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 B는 "다른 나라 보험사의 자본증권 대비 엄밀히 말하면 투자자들한테는 다소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프리미엄은 지불하지 않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또 다른 관계자 C는 "비슷한 벤치마크 금리가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등급만 봤을 때는 다소 금리가 높은 것 같다"면서도 "발행의 다른 목적 등이 명확했기 때문에 코리안리 입장에서도 마진에 큰 의의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높더라도 또 역마진으로 갈 만큼 지나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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