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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은행권 압박 불구 시장성조달 확대 CP 잔액 1.1조, 회사채 1.5조, KP 10억불 등 무리없이 조달 성공

임정수 기자공개 2014-11-03 11:32:16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1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올 들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명예퇴직금과 배당급 지급 등 자금소요가 발생한 가운데 KT ENS 사태 이후 은행권과의 관계 악화로 은행권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시장성 자금 조달 쪽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신규 대출이나 기존 차입금을 차환해 주지 않는 방식으로 KT를 계속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가 자본시장에서 순조롭게 자금을 속속 조달하면서 득실 면에서 은행들이 오히려 잃는 게 더 많은 싸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 KT, 은행권 압박 속 CP·회사채 등 시장성조달 확대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T는 10월 초 45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신규로 발행했다. 연초에 제로(0) 상태였던 CP 잔액은 1조 1000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올해 한 때 잔액이 1조 3500억 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평균 1조 원 이상의 평균 잔액(평잔)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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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도 잇따랐다. KT는 올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해 10월까지 총 1조 50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같은 기간 만기 도래 회사채는 원화채와 달러표시채권을 합쳐 약 9400억 원 규모다. 5000억 원 이상을 순발행한 셈이다.

올해 4월에는 미국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KP)도 발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민간 기업 중 해외채권 최대 발행 규모였다. 현지 수요예측(북빌딩)에는 40억 달러 어치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KT가 시장성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특별 명예퇴직과 배당금 지급을 위해 1조 원가량의 추가 자금 소요가 발생한데다 KT ENS 사태 이후 은행권과의 관계 악화로 간접금융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여신 대신에 직접금융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로 눈을 돌린 결과로 해석된다.

KT에 대한 은행권의 압박은 하나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KT ENS 사태로 피해가 가장 컸던 하나은행이 앞장 서서 KT와의 거래를 하지 않도록 주도하고 있다"면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 'KT vs 은행권' 신경전 지속…KT의 우세승

금융권에서는 KT와 은행권 간 신경전이 KT의 우세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득실 면에서 KT에 비해 은행들이 잃는 게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KT ENS 사태 이후 피해를 본 은행들은 수십 명의 임직원이 징계를 받는 등 상처를 많이 입었다"면서 "KT에 대한 영업자산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신한은행 등 피해를 입지 않은 은행들이 KT와의 거래를 늘리면 결국 그 피해도 나머지 은행들이 감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과 KB투자증권 등 관련 은행의 계열 증권사 내부에서도 불만들이 나온다. KT와 계열사가 추진하는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증자 등 여러 시장성 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은행(IB) 업무와 관련한 대부분의 딜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은행권 압박 속에서도 미국에서 낮은 금리로 달러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을 순조롭게 하고 있다"면서 "결국 KT그룹을 잃게 되는 은행권이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인데 길게 끌고 갈 필요 있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권이 먼저 감정 싸움을 끝내고 거래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등 실리를 추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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