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탄-SK가스, '동부발전' 엇갈린 선택 배경은 리스크 관리 방식 달라...SK가스, 재정신청 예의주시

장지현 기자공개 2014-11-11 09:10: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7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탄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포기했고, 2순위 SK가스는 인수를 과감하게 추진했다. 양사의 선택을 가른 것은 표면적으로 예비 송전선로에 대한 불확실성이지만 이면에는 경영기조의 차이 때문이었다.

◇삼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

삼탄은 보수적 사업행보를 고수해왔다.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 규모는 1조 3149억 원에 달했고 2011년 9763억 원, 2012년 1조 1840억 원으로 최근 2년 사이 연평균 1700억 원가량씩 이익잉여금 규모가 늘었다.

clip20141107162809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부채비율은 2011년 38.3%를 정점으로 2012년 36.1%, 2013년에는 29.2%로 하락세다. 영업이익률도 2011년에 38.3%를 기록했고, 해마다 20%를 넘는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 삼아 삼탄은 투자 때마다 보유 현금을 사용하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 8월 GS동해전력 지분인수 당시 매입대금인 1180억8000만 원을 전액 내부 현금을 활용했다. 삼탄은 STX에너지와 동양파워 등 발전사업 인수전에서도 매각 대금을 현금으로 충당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STX에너지와 동양파워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삼탄은 막강한 실탄을 바탕으로 동부발전당진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또다시 인수를 포기했다. 동부발전당진이 애초에 한국전력과 생산한 전기를 한전의 송전선로를 이용해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정부가 일부 구간에 대해 예비 송전선로를 건립할 것을 요구하면서 비용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매각자인 동부건설은 이미 예비송전선로 문제에 대해서 실사 전 내용을 전달했다는 입장이지만 삼탄은 불완전한 정보였다는 입장으로, 양사는 현재까지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삼탄 관계자는 "예비 송전선로문제는 모든 입찰자들이 인지를 했지만 산업은행과 동부건설 쪽에서 계약전 해당 문제는 해결된다고 호언장담을 했고 그걸 믿고 계약을 진행했다"며 "다만 문제발생 우려를 감안해 계약상 예비 송전선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화한다는 조항을 넣어뒀다"고 말했다.

이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자세로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고, 나쁠 것도 없다"며 "리스크가 보이는데 뛰어드는 회사는 많지 않고 우리도 확실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탄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비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했던 것은 맞지만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산하 전기위원회에서 동서발전이 제출한 예비선로 설치분담금과 관련된 재정신청에 대해 검토작업을 하는 만큼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불확실한 길은 가지 않겠다는 삼탄의 보수적인 태도로 인수가 무산된 것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탄은 예비송전선로 문제가 인수 전 해결이 가능한 작은 리스크 정도로 본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현실화하자 삼탄이 뒤늦게 발을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가스, M&A로 성장해온 그룹 따라 신사업 적극적

SK가스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예비송전선로 문제에 대해 인지했지만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가스와 산업은행의 인수금액은 2010억 원으로 삼탄이 인수가액으로 제시한 2700억 원보다 700억 원가량 낮다. 가격이 크게 낮아졌지만 향후 예비송전선로 건설 비용이 최대 6000억~7000억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가스로서는 쉽지 않았을 선택이다. 리스크를 감지하고도 인수를 감행한 것은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마지막 민간 화력발전 매물이었던 동부발전당진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SK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송전선로 문제를 인지했기에 문제가 터졌을 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며 "이런 매물이 매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과거부터 LPG사업과 가스화학사업(PDH), 석탄발전사업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비송전선로 문제에 대해 동부발전당진 지분 40%를 갖고 있는 동서발전 측에서 전기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한 상태이며, 현재는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가스의 동부발전인수 배경을 SK그룹의 성장 역사에서 찾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는 대한석유공사, 한국이동통신, 하이닉스 등 굵직한 M&A를 통해서 재계순위를 높여온 회사"라며 "때문에 신사업이나 M&A에 대해서는 타 기업들보다 훨씬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전선로 문제가 가닥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두 회사의 선택이 각 사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