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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中판매법인, 샤오미 공습에 실적 '바닥' 3분기 누적 적자 5700억…스마트폰 판매 부진 '결정적'

박창현 기자공개 2014-12-01 08:56: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8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효자 노릇을 했던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3분기까지 누적 적자액만 6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해외법인 구조조정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중국 판매법인 개편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 판매 법인(Samsung China Investment, 이하 SCIC)은 올 3분기 3조 3950억 원의 매출과 3224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과 손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악화됐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 7조 4152억 원과 비교해 4조 원 이상 줄어들었고, 순익은 2579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해외 법인 분기 실적을 감사보고서에 명기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

샤오미 공습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 실적 바닥
(단위 : 억 원)

SCIC는 중국 가전 및 휴대폰 시장 확대에 힘입어 2011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1년 평균 2조 2794억 원 수준이었던 분기 매출은 이듬해 3조 4490억 원까지 늘었다. 평균 분기 순이익 역시 310억 원대 에서 660억 원 대로 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에도 고공 성장을 이어나갔다. 분기 평균 매출액이 6조 원을 돌파했고, 순이익도 1800억 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올해 들면서 SCIC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1분기에는 6조 원 대 매출로 나름 선방했지만 2분기 전년 대비 38%나 매출이 빠지면서 4조 원 벽이 무너졌다.

규모의 경제가 깨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5 토막으로 순익 규모가 줄더니 급기야 2분기에는 2738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3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커지면서 누적 손실액이 5700억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알짜 계열사로 성장한 SCIC가 급격하게 추락한 이유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 때문이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빠른 속도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2012년 이후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크게 약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도 약해졌다. 결국 스마트폰 1위 사업자 자리 역시 샤오미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6.2%의 점유율을 기록, 13.3%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샤오미 시장 점유율은 6.4% 수준이었고 삼성전자는 21.6%에 달했다.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시장뿐 아니라 피처폰(일반 휴대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도 샤오미에게 1위를 빼앗겼다. 샤오미와 삼성전자는 각각 15.4%, 13.5%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중국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SCIC 역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 판매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SCIC가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해외 계열사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미국통신법인(STA)을 삼성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이하 SEA)가 있는 뉴저지주로 이전시켰다. 삼성전자는 시너지 창출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차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 내년 초까지 유럽 지사 정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재순 부사장의 입지 변화도 관심사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삼성전자 중국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당시 전무급이었던 총괄 자리에 박 부사장을 임명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더 큰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후 SCIC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정체 시기가 온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된 데다 경쟁까지 심화된 것이 삼성전자에 악재가 됐다"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삼성전자도 그에 맞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노키아 사례에 비춰봤을 때 단기간 내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내년 하반기에나 바뀐 전략의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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