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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세븐일레븐' 상표 못 버리는 배경은 미국 세븐일레븐에 160억 원 지급…신동빈 회장 각별한 애착 보여

장지현 기자공개 2015-01-13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공룡 롯데가 자체적으로 편의점 사업을 꾸려갈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일본계 기업인 '세븐일레븐'과의 관계를 끊지 못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은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한 해 영업이익의 30%가량에 해당하는 160억 원을 미국 세븐일레븐 법인에 지급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은 2013년말 매출 2조5529억 원, 영업이익 536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리아세븐은 계약에 따라 미국 세븐일레븐(사우스랜드)에 기술사용료 159억7900만 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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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세븐일레븐과 상표 및 운영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는 순매출의 0.6%를 기술사용료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988년 설립됐으며, 당시 미국 세븐일레븐과의 제휴로 1989년 첫 점포를 만들었다. 이후 1994년 롯데쇼핑에서 코리아세븐을 인수했고, 1998년 롯데리아로 합병됐다. 코리아세븐은 또다시 1년 뒤인 1999년 롯데리아로부터 분리 독립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기술사용료는 지난 2011년 94억1600만 원, 2012년 129억7000 원에서 2013년 159억7900만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50억 원, 627억 원, 536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코리아세븐 내에서도 '세븐일레븐'이라는 상표를 계속 가져가야 하냐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세븐 출신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세븐 기획팀에서 꾸준히 세븐일레븐 외의 자체브랜드를 설립하자는 제안서를 올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계약상 세븐일레븐과 관계를 끊을 시 편의점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어 결국 무산됐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7250개로 미국 세븐일레븐과 관계를 끊으면 이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

경쟁사인 GS리테일, BGF리테일은 각각 GS25와 CU 등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시장의 강자인 롯데가 일본계 브랜드를 빌려 편의점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롯데입장에서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존심'에도 타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세븐일레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을 맡은 곳이 '코리아세븐'이다. 더불어 신 회장은 지난 2001년 직접 '유통을 알면 당신도 CEO' 제목의 책을 내며 코리아세븐에 대한 경영 노하우를 소개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세븐일레븐 관계자들과도 친분이 있다"며 "굳이 간판을 바꿔서 문제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전략적으로 글로벌 1위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을 버리고 독자 사업을 하는 것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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