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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債, 국채 금리 역전..시장왜곡 절정판 계열간 과도한 저금리조달 경쟁…채권시장 질서 교란

황철 기자공개 2015-02-16 10:02:56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3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도한 금리욕심으로 회사채 시장의 물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국남부발전이 다시 사고 아닌 사고를 쳤다. 올해 첫 채권을 무위험자산으로 분류하는 국고채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을 성사했다. 지난해 10월말 한국남동발전이 국고채 수익률과 동일한 수준에서 조달한 지 3개월여만에 진기록을 갈아치웠다.

크레딧물이 국고채 수익률 대비 마이너스 스프레드를 보인 것은 시장 수급의 논리로도, 우량채의 초절정 인기로도 설명하기 힘든 황당한 사건으로 간주된다.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결정 구조와 수급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첫 사모채, 3년물 1.961%..국채 대비 8.9bp 하회

한국남부발전은 12일 사모사채 시장에서 1000억 원을 조달했다. 올해 발전 공기업 중 첫 회사채이자 자체적으로 역대 최초의 무보증 사모사채다. 이번 채권이 주목 받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만기 3년물의 금리는 1.961%였다. 발전 공기업은 물론 모회사 한국전력공사의 특수채에서도 1%대 조달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전일 AAA급 회사채 민평금리 2.220% 대비 25.9bp나 낮고 모회사 한전채(특수채) 2.126%보다도 16.5bp나 나은 대접을 받았다.

무엇보다 모든 채권 스프레드의 기준점이자 무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국고채 3년물 2.050%보다도 8.9bp나 낮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금리다.

정상적인 시장 시스템으로는 인수 증권사나 투자자의 손실을 막을 길이 없다. 액면 그대로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라면 앞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채 수익률이 국채 금리를 역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제 아무리 발전 공기업 채권이라 해도 신용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만기 보유를 전제로 한 투자일 수 있지만 이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무위험 자산인 국채를 놔두고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를 더 낮은 금리로 매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

그동안 발전 공기업 공모채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난 수수료 녹이기가 전제되지 않고는 수요 모집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채권은 BS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 과도한 금리욕심, 채권시장 부작용 뭔가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그간 발전 공기업이 벌여온 과도한 금리 경쟁이 깔려 있다. 그동안 한국전력공사 발전 자회사는 비슷한 시기 발행한 계열 채권의 금리를 기준으로 1bp라도 낮게 조달하기 위해 자존심 싸움을 벌여 왔다. 맏형격인 한국수력원자력 정도가 최근 이같은 경쟁을 지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번 채권 역시 직전 발행한 한국남동발전의 저금리 조달을 의식한 인상이 강하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10월 만기 3년물 채권 1000억 원어치를 국고채 금리와 동일한 수준에서 발행했다. 이 역시 국내 채권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진기한 기록이었다.

한국남부발전은 여기서 한술 더 떠 국고채를 압도하는 비상식적 금리 결정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괄신고를 통해 수요예측도 진행하지 않고 지나친 저금리 조달 경쟁을 벌여 온 것만도 회사채 시장에 상당한 부작용을 양산해 왔다"며 "이번처럼 국채 금리를 위협하는 사태가 지속될 경우 채권 시장의 신뢰도 저하와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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