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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코리아 팔려고 5000명 만났다" [thebell interview]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 "바람직한 투자문화 정착시키겠다"

최은진 기자/ 한아름 기자공개 2015-03-12 08:48:3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회사로 바뀌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꼴찌 자산운용사가 지금은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는 곳으로 변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운용철학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자산운용사가 됐다.

물론 수익률이 '변신'을 가능케 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투자신탁[주식]'(이하 메리츠코리아)은 지난해 연 20%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동종 유형 내 최상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끊임없이 투자자를 만났다. 아무도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를 팔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로 뛰어야 했다. 투자자가 있는 곳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 메리츠자산운용의 운용철학을 설파했다. 그렇게 만난 사람이 무려 5000명에 달한다. 서서히 입소문이 나고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하더니 펀드 수탁고는 금세 3000억 원을 넘어섰다.

◇ '메리츠코리아', 동종유형 내 수익률 1위…'올해의 펀드슈퍼마켓리더상' 수상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난 3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가 후원하는 '2015 Korea Wealth Management Awards'(이하 어워즈)에서 '올해의 펀드 슈퍼마켓리더' 부문을 수상했다. 이 상은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으로 탄생한 국내 최초의 투자플랫폼 펀드슈퍼마켓과 더벨이 공동으로 시상하는 상으로, 국내 첫 온라인 금융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 올라있는 1122개 펀드 가운데 메리츠코리아는 판매량, 수익률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골고루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메리츠코리아의 전체 설정액 중 펀드슈퍼마켓 판매 비중은 2%대로, 후보 펀드와 비교해 대동소이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1년 수익률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위험 대비 초과 성과 부문에서는 만점을 받으며 전체 총점을 끌어 올렸다.

지난 2013년 7월 설정된 메리츠코리아의 지난 2월 12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18.78%, 시장위험 대비 무위험 초과수익률을 나타내는 트레이너 지수로 측정했을 때는 수익률 123.25%를 기록하며, 전체 펀드 가운데 압도적인 1위 성과를 나타냈다. 총 운용규모는 3532억 원으로 대형 판매사 여러 곳을 끼지 않고 이룬 흥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 투자 전도사 자처한 존 리 대표 "메리츠코리아 팔아주는 곳 없어 직접 알리러 다녔다"

이정복~1
존 리(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자산운용업계 최하위권이던 메리츠자산운용을 도약시킨 장본인으로 꼽히는 존 리 대표이사 사장. 부임 후 단 하나의 펀드를 운용하더라도 제대로 하겠다는 일념으로 관리 안되던 모든 펀드를 청산하고 '메리츠코리아'에 20여년간 쌓은 투자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었다.

아울러 자산운용사 CEO로서 가질 수 있었던 모든 권위를 내려놓았다. 존 리 대표는 명색이 운용사 대표인데도 차 한대 없이 지하철로 이동하며 투자자를 직접 만나고 다녔고, 그룹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며 북촌 계동빌딩 지하로 사옥을 이전시켰다. 운용업계는 이런 리 대표의 행보를 이단아로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이룩한 지난 1년의 성과에 대해 존 리 대표는 투자자와 직접 소통에 나섰던 것이 힘이 됐다고 설명한다.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처음 출시할 때 어떠한 판매사도 판매하려 하지 않아 직접 투자자를 만나러 다녔던 것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리츠코리아펀드가 설정됐을 당시 판매사는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 한 곳에 불과했다.

존 리 대표는 자신의 운용철학과 펀드를 해야하는 이유 등에 대해 직접 투자자들과 소통해야겠다고 판단했고,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운용사 CEO로서 권위를 모두 내려놓고 직접 투자자에게 다가선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렇게 1년동안 만난 투자자와 PB만 모두 5000여 명.

존 리 대표는 "메리츠코리아를 팔아주겠다는 곳이 없어 직접 투자자를 만나러 다녔고, 지방에서 고객 1명, PB 1명을 두고도 강의했었다"며 "'주식=도박'이라는 한국 사회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대한민국 어디든 가겠다는 각오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이 힘들 받으며 투자자들은 메리츠자산운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존 리 대표의 투자 철학을 듣기 위해 모여든 투자자들은 점점 더 늘어나기 시작했고, 투자 전도사로서의 입지 뿐 아니라 펀드 수탁고 증가에도 힘이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줄곧 동일 유형 내 최고의 성과를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1년 성과로 메리츠코리아를 단정짓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존 리 대표는 메리츠코리아에 담을 종목을 분석할 때 단기 성과가 아닌 5~10년 뒤를 평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한 종목을 살 때도 분석하는 시간만 한 달 이상을 할애한다.

해당 기업부터 경쟁사 탐방, 그리고 납품업체들까지도 꼼꼼하게 챙겨 매매를 실행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노력을 들여 매입한 종목이기 때문에 파는 것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다. 메리츠자산운용은 펀드 내 종목을 매도하는 경우는, 이상한 이유로 급등했을 때, 실패한 매수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더 좋은 회사를 발견해 매입 자금을 마련해야 할 때 단 세 가지 사유일 뿐이다.

메리츠코리아의 회전률이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기준 메리츠코리아의 매매회전율은 연환산으로 45.13%. 일부 운용사의 매매회전율이 1000%를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그는 "메리츠자산운용은 직접 보고 확인한 것만 믿는다는 일념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보지 않는다"며 "우리가 오랜시간 신중하게 보고 매입한 종목이기 때문에 단기성과로 단정짓지 말고 장기 안목으로 펀드를 평가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존 리 대표는 앞으로 올바른 투자 문화가 정착되고 명품펀드가 나오게 되면 운용사 판도도 많이 변화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나 판매사의 홍보나 마케팅에 펀드를 가입하는 것이 아닌 좋은 수익률, 흔들리지 않는 운용철학 등을 보이는 펀드에 줄을 서게 된다는 설명이다. 존 리 대표가 펀드온라인코리아, 키움증권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의 장래가 밝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명품펀드를 투자자들이 직접 골라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하게 되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앞으로도 투자전도사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한국에 좋은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 메리츠코리아를 명품펀드로 키워, 좋은 자산운용사, 투자원칙을 제대로 담은 명품펀드의 표본을 보여주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객들이 투자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에게는 가장 들어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 시장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얻는 종목, 살 때 팔 시기를 정하는 기형적인 주식 투자가 이뤄졌는데, 좋은 펀드는 10년, 20년을 넘어 다음 세대에까지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메리츠자산운용을 명품펀드를 굴리는 운용사로 키우는 동시에 한국에 바람직한 투자문화가 정착되도록 계속 발로 뛰어다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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