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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 재무개선 미미..신용도 추락 어디까지 [Credit Outlook 점검]실적 저하, 차입부담 지속…해외 부실 충격 진행형

황철 기자공개 2015-03-16 09:48:33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3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 최우량 대기업집단인 삼성그룹 내 유일한 A급 기업이다. 이들을 제외하고 모든 비금융 계열사는 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2012년까지만 해도 실질적 무차입 상태인 극강의 재무구조로 AA급 내에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조 원대 해외 사업장 부실 직후 실적과 신용도 모두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문제는 아직까지 턴어라운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용위험의 핵심인 해외 프로젝트의 실적 가변성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 제시한 등급 트리거(Rating Trriger) 충족을 기대하기에는 재무개선의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이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도래하는 정기평가 시즌에서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차입 표본 옛말, 재무부담 신용위험 핵심

'최악은 지났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된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을 둘러싼 경영환경과 재무실적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618억 원, 당기순익 564억 원의 흑자를 올렸다. 일단 2013년 1조 원대 영업적자와 7087억 원의 순손실 충격에서는 벗어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2558억 원으로 무려 마이너스(-) 1조 원대에 이르던 전년에 비해 회복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해당 업종에서 선두권 시장지위에 올라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라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다. 2012년 이전까지 영업이익만 연간 6000억~7000억 원대에, 5000억 원이 넘는 순익을 창출하던 삼성엔지니어링이었다. 영업이익창출력에 바탕한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순차입금 마이너스(-)의 실질적 무차입 경영도 지속해 왔다.

불과 2년만에 총차입금이 1조5388억 원(2014년말 연결 기준)으로 급증해 재무부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받을 거라곤 상상할 수도 없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연말 A+ 신용등급에마저 '부정적' 전망을 부여해 2013년의 위기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NICE신평이 주목한 부문 역시 영업실적의 급격한 하락과 비약적으로 증가한 재무부담이다. NICE신평은 아웃룩 조정 당시 '2분기 연속 연결 기준 총차입금/EBITDA 3배 상회'를 등급 하향의 트리거로 제시했다. 또 'NCF/총차입금 비율 40% 이상 개선'을 신용등급 전망의 '안정적' 복귀 조건으로 내놓았다.

EBITDA와 NCF의 경우 누적 개념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분기별로 큰 편차가 없는 총차입금과 직접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연간 결산 기준 관련 지표를 통해 향후 트리거 발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게 합리적이다.

2014년말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6.34배로 래이팅 트리거의 두 배를 상회하고 있다. 또 등급 전망 '안정적' 회복의 조건인 'NCF/총차입금 비율' 역시 16.62%로 트리거 40%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실적 쇼크의 원인이었던 해외프로젝트 대부분이 2014년~2015년 완공 예정이어서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관련 지표를 충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업계 정기평가와 1분기 결산이 맞물리는 상반기 내 신용등급의 변동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재무 트리거 발동 초읽기, 변수는

다만 삼성엔지니어링 신용등급 방향성에는 재무성과 이외에 고려할 만한 요소가 하나 있다. NICE신평 외에 유효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의 판단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신평은 지난해 말 삼성엔지니어링 신용등급(A+)에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었다. 더디긴 하지만 재무개선 추세가 지속될 경우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 전반적인 사업·재무위험은 NICE신평과 의견을 함께 했지만 수익창출력이나 차입부담의 점진적 회복 기조에 좀더 무게를 둔 인상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NICE신평이 재무 트리거만으로 신용등급 조정에 나서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독립성이 강조되는 신용평가시장이지만 삼성과 같은 초우량 대기업에 '나홀로'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

결국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재무트리거 발동을 막을 만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용등급 방어를 위해서는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루거나 적어도 향후 턴 어라운드의 현실성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재무구조의 급격한 저하로 신용등급이 한 차례 강등됐고 해외 부문의 원가율 변동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 계열이 갖는 높은 대외신인도와 그룹 지원 가능성, 재무 관리 능력 등 복잡한 고려 요소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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