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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사본드 활성화의 교훈 [thebell note]

정아람 기자공개 2015-04-30 09:43: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7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포모사본드 발행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금융시장에서 대만 달러 이외의 통화로 발행된 채권으로, 우리로 치면 김치본드와 비슷하다. 포모사본드 발행은 2006년 시작된 후 2013년 연간 18억 달러가 발행됐으나 2014년 총 240억 달러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는 1~4월에만 132억 달러가 발행됐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변화의 원인을 대만 금융당국의 시장 활성화 의지와 그에 따른 규제 완화에서 찾는다. 대만 금융감독국(FSC)은 2014년 6월 대만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비중을 산정할 때 포모사본드에 투자한 금액을 제외하도록 해 사실상 상한 금액을 없앴다. 또 발행 및 유통시장에 참가하는 기관투자자의 자격요건을 폐지하고, 중국 금융기관의 포모사본드 발행 한도를 늘렸다. 현재는 소매 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개인 100만 달러, 기업 170만 달러에서 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은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해외자산 투자가 절실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2011년 3분기 이후 기준금리가 1.875%를 유지하고 있다. 자국 내 유동성은 넘치지만 투자할 곳은 없다 보니 자연히 규제를 완화해 보험사의 해외자산 투자를 쉽게 하고 해외 기관이 꾸준히 대만 금융시장을 찾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도출된 것이다.

그 결과 최근 포모사본드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급성장했을 뿐 아니라 발행되는 채권의 통화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전에는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채권 발행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UAE, 말레이시아 뿐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貨)채권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대만과 우리나라의 환경은 매우 비슷한 점이 많다. 저금리 국면, 인구 구조, 자국 내 유동성은 넘치는데 투자할 곳은 마땅찮다는 점까지 그렇다. 최근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2%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A급 회사채가 나왔다 하면 '완판'을 기록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남는 자산에 더 큰 수익률을 가져다 줄 투자처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 보험사의 경우 해외증권투자 비율은 6%에 못 미친다고 한다. 사실상 국내 투자와 다를바없는 한국물(KP) 보유분을 제외하면 실제 해외투자 비중은 3% 이하로 내려간다. 국내 투자 환경이 급변하지 않는 한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해외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지인 셈이다.

대만의 사례를 참조해 저금리시대의 해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해외자산 투자 규제를 보다 완화하고, 금융사 역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투자 활성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는 물론이고, 정부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온 '김치본드 시장 활성화'라는 결과도 자연히 덤으로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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