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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시장, KT發 '치킨게임' 오나 '데이터' 중심 수익구조 전환, 단기 실적 저하 불가피… 제4이통 도입 추진도 부담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11 08:47: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8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시장 일각에서 이동통신사들의 '치킨게임' 돌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년간 유지돼 온 이통사들의 '음성' 중심 수익구조가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되면서 단기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정부가 통신요금 추가 인하를 위해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추진 중이라 이통시장의 경쟁 강도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가 지난 7일 발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최저 요금인 2만 9900원에 통신사 관계없이 무선간 통화와 문자를 무한 사용할 수 있다. KT가 지난 2004년 월 10만 원에 음성통화를 무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내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음성통화 요금이 70%나 낮아진 셈이다.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현행 요금제와 비교해도 새 요금제가 2만 원 가량 저렴하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KT의 새 요금제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 역시 '단기적으로 APRU 감소 우려가 있다'고 시인했다.

ARPU는 이동통신사의 수익성과 직결되기에 새 요금제가 정착되면 단기적으로 KT의 매출과 수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새 요금제를 발표하며 LTE 고객 1000만 명 기준 연간 4304억 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KT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조만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KT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 이동통신 3사의 연간 매출이 1조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이미 실적 하락 국면에 빠져 있는데, 새 요금제가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이통 3사의 경영실적은 그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으나, 지난해 하반기 단통법이 시행된 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 1분기 무선 매출액이 LG유플러스의 경우 6.6%나 줄었고 SK텔레콤은 1.5% 감소했다. KT는 유일하게 매출 감소를 피했으나 성장 없이 정체에 머물렀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사 모두 전보다 감소했다. 역시 LG유플러스가 4.4%로 가장 높은 하락세를 나타냈고 KT와 SK텔레콤 실적은 각각 2.5%, 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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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가 전면 도입되면 이통 3사의 ARPU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수익 감소 추세 역시 가속화돼 이통사들의 고민을 키울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KT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입장이다. 요금제 출시를 발표한 남규택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단기적으로 ARPU 하락 우려가 있지만, 대신 우량 가입자를 많이 모집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론 ARPU 하락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도 KT와 비슷한 분석을 제시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요금제 도입이 단기적으론 실적에 부담을 주겠지만,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이 음성통화는 줄고 데이터 이용이 늘어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이통사 ARPU와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와 정치권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고, 가입자수 증가가 한계에 직면한 시장 환경 등을 감안하면 이통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출범을 적극 추진 중이고 국내외 대기업들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4이통 사업자가 선정되면 기존 사업자의 망을 저가에 빌려쓸 수 있어 보다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고, 선택약정할인제도 등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제도들이 계속 도입되고 있어 ARPU가 이통사들 기대만큼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단통법으로 보조금을 이용한 가입자 유치 전략을 구사하기가 힘들어져 실질적으로 요금 할인 외에는 마땅한 경쟁 수단을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번에 KT가 먼저 칼을 빼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KT가 가입자 확대 등 성과를 낸다면 향후 이통시장의 경쟁 양상이 요금 할인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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