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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신수종 성장동력 포기한 이유는 저성장 신사업 'ESL' 정리..'선택과 집중' 드라이브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16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5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수종 성장동력이있던 ESL(Electronic Shelf Label, 전자가격표시장치)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방향성이 더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디지털모듈(DM)사업 일부를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의 신설법인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파워모듈과 튜너, ESL 등이 양도 대상이다. 비주력 사업 정리는 3분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ESL 사업 정리다. ESL 사업은 삼성전기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수 년간 공을 들여온 신수종 부문이다. ESL은 제품명과 가격 등을 소형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디지털 장치다. 실시간으로 제품 정보를 반영할 수 있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 매장의 종이 라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ESL 시장 성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업계와 시장조사기관들은 현재 1조 원 대인 ESL 시장 규모가 오는 2017년 5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실적 정체 위기에 직면하자 ESL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되자 전방위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삼성전기는 지난해까지 약 300억 원을 투입해 설비를 증설했고 고객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사들과 사업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유럽과 미주, 남아공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대형 유통 시장 확대와 라인업 강화는 중점 추진 사업 전략 중 하나로 매분기 거론됐다.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납품 지연으로 1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점진적인 성장 가능성 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도 IT부문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올해 초에도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당장 올해 ELS 매출액을 1억 5000만 달러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규모다. 고객사 확대와 부품 내재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시장 확장을 위해 매년 최대 3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것이란 장기 투자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본업 부진으로 더 이상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게 됐다. ESL 역시 사업 재편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시장 확대 속도도 더디자 삼성전기가 결국 사업 포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ELS 사업 부문의 예상 목표 수익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현재 매출 달성액은 투자 당시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그룹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기술 집약적 사업만 끌고 간다는 경영 방침 아래 전방위적인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큰 흐름 속에 ESL 부문도 저성장·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결국 정리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기술 집약적 사업 위주로 사업부를 재편하면서 ESL부문도 분사 대상이 됐다"며 "소재와 고주파 회로, 다층 박막, 광학 등 기존 기술 사업 분야에 집중해 더 많은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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