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몸사린 라파즈-글랜우드, 속내는 이해관계 일치 쉽지 않은 구조...'숨고르기' 차원일수도

권일운 기자공개 2015-07-27 08:48:54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3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시멘트 인수전 완주 의지를 불태우던 글랜우드 컨소시엄이 본입찰 당일 돌연 불참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은 3곳이나 되는 주체들이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론에 무게가 실리지만, 인수전이 지나친 과열 양상을 띠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2일 마감된 동양시멘트 본입찰 참여자 명단에서 글랜우드 컨소시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라파즈한라시멘트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는 본입찰 직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랜우드 컨소시엄은 재무적투자자(FI)가 전략적투자자(SI)와 연합한 데 이어 해외 사모투자펀드(PEF)까지 합류했다는 점에서 인수전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의 시멘트회사를 모회사로 둔 SI(라파즈한라), 동양매직 인수로 동양그룹 구조조정 거래 경험을 쌓은 FI(글랜우드), 60억 달러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해외 FI(베어링 PEA)라는 제각각의 특색이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랜우드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불편한 동거'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라파즈한라는 모회사의 승인 절차가 쉽지 않고, 글랜우드는 반드시 SI와 협업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홍콩에 거점을 둔 베어링 PEA는 물리적 거리나, 컨소시엄 입찰이라는 특성상 동양시멘트 M&A를 최우선 순위에 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런 와중에 글랜우드 컨소시엄이 본입찰 불참 결정을 내리자 상당수 시장 관계자들은 3자 연합 전선에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라파즈한라의 프랑스 모회사 측이 내건 조건이 FI들에게 상당히 불리했다고 한다"면서 "FI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불참 결정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표를 포함한 상당수 후보가 주당 1만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할 정도로 달아오른 분위기에 자신들은 편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파즈한라만 하더라도 시멘트 업종 합종연횡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기회가 동양시멘트 M&A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쌍용시멘트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예고된 상태이며, 현대시멘트 또한 잠재 매물로 분류돼 있다. 추가적으로 시멘트 업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이들 회사를 노릴 수도 있다.

FI들은 가격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 해야 하는 FI 입장에서는 인수 후 동양시멘트의 기업가치가 아무리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초기 매입가 자체가 비쌀 경우 차익이 적어지게 된다. 대신 이번 동맹 관계를 지속한다면, 향후 라파즈한라가 다른 시멘트 회사 인수를 추진할 때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다른 M&A 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 컨소시엄이 동양시멘트 낙찰가가 주당 1만 원을 넘어서는 실익이 없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만약 다음에 다른 시멘트 회사 M&A 기회가 생긴다면, 유력 경쟁자가 적어도 하나 이상 사라라졌다는 점에서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