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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터' 없는 삼성그룹 회사채, 승자는 'NH證' ③계열사 삼성證보다 인수 물량 많아…무한경쟁 입찰, 관계보다 능력

민경문 기자공개 2015-07-28 09:56:35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7일 1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회사채를 가장 많이 도운 증권사는 어디일까. 국내 재계 1위 대기업 집단으로서 항상 '최우량,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던 삼성이다. 그 상징성뿐만 아니라 계열사 대부분이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회사채에 대한 증권사 IB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계열 증권사가 있지만 바터 거래를 허용치 않아 IB간 '완전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들로선 매력적이다.

◇NH證, 삼성증권 누르고 삼성債 최대 인수사로

27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3조 2500억 원어치의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이는 SK그룹(8조), LG그룹(6조), 현대차그룹(5.3조), GS그룹(3.3조)에 이어 5번째(공기업 제외)로 많은 규모다. 건수는 10건에 그쳤지만 삼성토탈(7000억)을 필두로 삼성물산(6500억), 삼성중공업(5000억) 등 개별 발행 물량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총 6600억 원어치의 물량을 인수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중으로 보면 약 20.31%를 NH투자증권이 가져갔다. NH투자증권의 그룹별 채권인수 점유율을 따져보면 삼성그룹의 비중은 9.48%로 LG그룹(12.34%), 한국전력공사(11.63%)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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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여겨 볼 점은 NH투자증권이 계열사인 삼성증권도 누를 정도로 삼성그룹 채권을 많이 가져갔다는 사실이다. SK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계열 증권사인 SK증권과 HMC증권에 그룹 회사채 물량을 몰아주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삼성그룹이 '바터' 대신 완전경쟁을 통해 인수단을 선발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그룹이 발행하는 회사채 인수단에 거의 이름을 올렸지만 개별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2011~2014년까지 삼성그룹 채권 인수 규모 순에서 줄곧 4위를 기록했던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는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단일 트랜치(3년물) 기준 최대 딜이었던 5000억 원 규모의 삼성중공업 회사채를 단독 주관한 영향이 컸다. 삼성중공업이 3년 만에 발행하는 회사채였는데 NH투자증권은 인수 실적만 2300억 원어치를 쌓는 기염을 토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최근 몇 년 새 바터 거래를 근절한 만큼 회사채 입찰을 따내기 위해선 증권사간 무한경쟁에 거쳐야 했다"며 "조선사들의 신용이슈가 불거지긴 했지만 농협계열 투자자들의 후방 지원 등을 바탕으로 무사히 거래를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 딜 성사를 바탕으로 향후 삼성그룹 회사채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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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한국證 등 삼성그룹 채권 인수 '꾸준'

올해 모처럼 회사채 발행에 나선 삼성증권이 어느 경쟁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택할 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증권은 지난 6월 일괄신고를 통해 두 번의 회사채를 찍었다.. 각각 대우증권(3400억)과 NH투자증권(1600억)에 대표 주관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올해 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다음으로 삼성그룹 회사채를 많이 인수한 곳은 KB투자증권(17.08%), 신한금융투자(14.77%), 한국투자증권(8.92%) 등이었다. 이들 세 곳 역시 삼성그룹에 대한 적극적 영업전략을 바탕으로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회사채 물량을 확보해 왔다.

SK증권의 경우 2010~2012년 동안 삼성계열 회사채의 최대 인수사 지위를 누려왔다. 매년 점유율만 30% 내외에 달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실적이 뚝 끊기더니 아직까지 금융채(삼성증권 채권 포함)를 제외한 일반 회사채 영역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바터 영업을 자제하려는 삼성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 당시만 해도 삼성증권, 신한금투, SK증권 등 소위 3S 간의 바터 영업에 대한 논란이 컸었다.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회사채 인수 실적이 있는 증권사 가운데 삼성그룹의 회사채(여전채 포함) 물량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증권사는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이다.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011년과 2012년 삼성카드의 회사채를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IBK투자증권 역시 2013년 삼성카드 회사채 인수 이후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SK그룹, LG그룹, GS그룹, 롯데그룹으로, 2014년부터 2015년 6월말까지 일반 회사채(SB) 발행 기준 상위 6개 대기업 집단(공기업 제외)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같은 기간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의 경우 발행물량이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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