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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동양시멘트 인수...3차 가격경쟁 유발 가능성 [Credit Report]한기평 "점유율 지키기 위해 가격 출혈경쟁 재현될듯"

정아람 기자공개 2015-07-31 13:35:21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9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그룹의 동양시멘트 인수가 국내 시멘트업계에 또 한 번의 가격인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양시멘트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한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인데,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는 국내 시멘트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기업평가는 '동양시멘트 매각 이후 시멘트 업계 향방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3일 삼표-산업은행PE 컨소시엄은 동양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매각 가격은 8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성신양회, 쌍용양회공업, 아세아시멘트,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7개사가 약 9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생산능력 기준 업계 2위로, 2000년대 들어 시장점유율 2위를 꾸준히 지켜 왔으나 최근 계열사 지원부담과 회생절차 등으로 인해 2014년 점유율은 4위(12.8%)를 기록했다.

점유율

한기평은 분체, 골재, 레미콘 사업 수직계열화를 갖춘 삼표그룹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함에 따라 향후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표그룹 내 레미콘 회사는 국내 레미콘 시장에 연간 800만㎥ 수준의 레미콘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시멘트 구입선을 동양시멘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동양시멘트를 제외한 6개사는 자연히 시장점유율 하락 및 채산성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기평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시멘트업계가 점유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국내 업계는 과거 유연탄가격 급등을 포함한 원가 상승 부담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경쟁을 펼쳤다. 실제 1차 가격경쟁(2004~2007년) 당시에는 연평균 7%, 2차 가격경쟁(2010~2011년) 때는 연평균 11% 수준의 가격 인하가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두 차례 가격경쟁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성일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결과적으로 국내 시멘트업계 EBITDA마진은 2003년 34% 수준에서 2008년 10.8%, 2010년 6.9%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가격인하로 인해 판매처에 대한 협상력이 낮아지면서 2010년 이후에도 마진율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부터 가격경쟁을 자제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BITA규모는 가격경쟁 이전인 2003년의 50% 수준에 불과하며, 총차입금/EBITDA나 EBITDA/금융비용과 같은 커버리지 지표도 크게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마진추이

이 연구원은 "1, 2차 가격경쟁은 원가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저하를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만회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삼표그룹의 인수 이후 자사 점유율 감소를 막기 위해 가격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삼표그룹 역시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지불한 탓에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때 타 업체는 가격 인하로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과거 사례로 볼 때 이같은 전략은 업계 전체 공멸을 부를 수 있다"며 "시멘트업계는 이미 국내 건설시장 성장 정체로 향후 성장성이 높지 않은데, 가격경쟁보다는 업계 전반의 협력을 통한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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